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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강진 ‘반값여행’이 던진 질문… 관광정책, 이제 방향을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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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이명남 기자

승인 : 2026. 02. 26. 10:26

이명남 기자
이명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강진군의 '반값여행' 정책을 세 차례나 공식 석상에서 언급했다. 단순한 사례 소개가 아니다. 지금 대한민국 관광정책의 구조적 한계를 정면으로 지적하고, 방향 전환을 촉구하는 강한 메시지다.

현재 외국인 관광객의 80%는 서울에 몰려 있다. 수도권 중심 관광 구조는 수십 년째 반복되고 있지만, 지방은 여전히 관광 낙수효과와 거리가 멀다. 지방 곳곳에서 관광 활성화를 외치지만, 실제 소비는 지역에 남지 않는다. 관광객은 왔다가 떠나고, 지역 상권은 버텨내지 못한다. 이것이 한국 관광정책의 민낯이다.

강진의 '반값여행'은 이 구조를 정면으로 뒤흔들었다. 관광객이 쓴 돈의 절반을 지역화폐로 되돌려주되, 그 돈은 반드시 다시 강진에서 써야 한다. 단순한 할인 이벤트가 아니라, 관광 소비를 지역 상권 안에 가두는 구조적 설계다. 관광을 '유치'가 아닌 '지역경제 회복 정책'으로 재정의한 실험이다.

성과는 숫자가 증명한다. 첫해 22억 원의 예산으로 240억 원 이상의 생산유발 효과를 냈고, 이듬해에는 500억 원대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3만 명 남짓한 군 단위 지자체에서 시작된 실험치고는 놀라운 결과다. 무엇보다 소비가 실제 지역 골목으로 스며들었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 정책을 반복해서 언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광산업의 성장은 숫자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라는 점, 그리고 그 해법이 현장에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관광정책은 '얼마나 많이 오게 할 것인가'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강진 모델은 묻는다. "그 돈이 어디에 남는가?" 관광객 숫자가 늘어도 지역 상권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그 정책은 실패다.

강진의 반값여행은 관광정책의 패러다임을 '유입'에서 '환류'로 바꿨다. 관광객이 남긴 소비가 다시 지역에서 돌고, 골목상권과 소상공인에게 직접 연결되는 구조. 이 단순한 원칙이 그동안 관광정책에서 얼마나 소외돼 있었는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정부가 강진 모델을 전국 단위 '지역사랑 휴가제'로 확산하기로 한 것은 그래서 의미가 크다. 지방소멸과 내수침체라는 이중 위기 속에서, 관광정책이 지역경제 회복의 실질적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제 질문은 분명하다. 관광정책의 목표는 숫자인가, 삶인가. 서울 중심, 대기업 중심, 대형 관광지 중심 구조를 그대로 둔 채 지역 균형 발전을 말하는 것은 공허하다.

강진의 반값여행은 작지만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관광정책의 중심에 '사람'과 '골목'을 놓을 때, 비로소 지역은 살아난다. 이 단순한 진실을 국가 정책이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이제 시험대에 올랐다.
이명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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