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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동원그룹 창업자 603억 기부 결실…판교 AI 연구동 착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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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연 기자

승인 : 2026. 02. 26. 17:58

2028년 완공 목표, 10MW급 데이터센터 구축
AI 전시관·갤러리 조성…민관 협력 모델 주목
[사진설명] 26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동에서 열린 KAIST 김재철AI대학원 건립사업 기공식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첫 삽을 뜨고 있다
26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동에서 열린 KAIST 김재철AI대학원 건립사업 기공식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첫 삽을 뜨고 있다./동원그룹
"파도를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파도에 맞서는 것뿐입니다."

지난해 4월 발간된 자서전을 통해 대한민국 원양어업의 역사를 술회했던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의 개척자 정신이 이제 21세기의 황금어장인 인공지능(AI)으로 향하고 있다. 김 명예회장의 사재 출연을 마중물로 'KAIST 김재철AI대학원' 판교 연구동이 착공하면서다. 학계의 연구 역량과 지자체의 행정 지원이 결합한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26일 동원그룹에 따르면 KAIST 김재철AI대학원 판교 연구동이 이날 착공했다. 연구동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총 예산 542억원을 투입해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 건립하는 AI 대학원이다. 대지 6000㎡에 연면적 1만8185㎡ 규모로 지어지는 KAIST 김재철AI대학원은 지하 1층~지상 8층으로 구성된 연구동에 AI 분야 융합연구실과 강의실 등을 갖추게 된다. 2028년 2월에 준공될 예정이다.

연구동에는 10MW급 도심형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휴머노이드 로봇 실험실이 들어선다. 각 층 개방형 연구 공간에선 기상예측·신약개발 등 과학 AI와 헬스케어 AI, 제조 AI 등 실증 중심 프로젝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2019년부터 AI대학원 지원 사업을 통해 전문 인력 양성을 확대하고 있지만, 민간 주도의 대규모 연구동 건립 사례는 드물다는 평가다.

성남시의 부지 무상 임대와 정부의 R&D 지원 기조가 맞물린 이번 사업은 민·관·학 협력의 모범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연구동 내부엔 시민들을 위한 AI 전시관과 갤러리도 마련된다. 기술이 대중의 일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함으로써, 신기술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다.

김 명예회장의 경영 철학을 관통하는 핵심은 언제나 '사람'이었다. 1969년 동원산업 창업 당시부터 그가 강조했던 "성실한 기업활동으로 사회 정의를 실현한다"는 이념은 50여년이 흐른 지금, AI 인재 양성이라는 형태로 구체화됐다.

그는 평소 "우리나라는 자원도 땅도 좁지만, 세계 최고의 머리를 가진 인재들이 있다"며 "AI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역설해 왔다. 2020년부터 사재 603억원을 KAIST에 내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이 기부금은 건물을 짓는 데만 쓰이지 않았다. 매년 석사 60명, 박사 10명 등 총 70명의 '동원장학생'을 선발해 초기 3년간 학비와 연구비를 전액 지원하는 등, 자서전에서 강조한 '인재보국'의 신념을 실천하고 있다.

김 명예회장의 혜안은 이미 숫자로 증명되고 있다. 중국 고등교육평가기관 상하이랭킹컨설턴시가 공개한 '2025 학문 분야별 순위(GRAS)'에 따르면 KAIST는 AI 관련 분야에서 세계 39위로 국내 대학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보다 10계단 앞선 순위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김재철 명예회장은 아무도 AI에 주목하지 않았던 시기부터 이 분야 인재육성을 강조했고 오늘의 결과로 이어졌다"며 "이번 판교 연구동 착공을 통해 연구개발(R&D) 예산 복원과 연구 생태계 정상화에 힘을 싣는 정부와 더욱 긴밀하게 합을 맞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재철 명예회장은 축사를 통해 "푸른 바다에서 사업을 일으킨 대한민국이 앞으로는 데이터의 바다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게 될 것"이라며 "AI대학원이 단순히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세계를 이끌 AI 인재양성의 산실이자 그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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