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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리딩금융 경쟁’ KB·신한…‘정부 파트너’ 자존심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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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승인 : 2026. 02. 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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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 참석한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아랫줄 왼쪽부터 네번째)과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윗줄 왼쪽부터 여덟번째)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손강훈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정부 정책의 최고 파트너'라는 상징성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국가대표 금융그룹을 상징하는 리딩금융그룹 경쟁이 장외로까지 확산된 모양새입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행보가 눈에 띄었습니다. 이재명 정부의 핵심 경제공약인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했으며,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투자 서밋)에도 동행했습니다. 올해 초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도 진 회장은 함께 했습니다.

이로써 신한금융은 '정부의 금융 파트너'라는 이미지를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2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신한금융의 포용적 금융강화 방안이 우수사례로 소개된 바 있습니다.

그러자 KB금융도 가만있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국정과제로 내세운 금융특화도시 조성에 적극 동참했습니다. 특히 전북혁신도시 내 'KB금융타운'을 조성하겠다고 가장 먼저 선언하며 선도 이미지를 선점했습니다. 여기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SNS에 관련 기사를 공유한 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두 CEO의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지난 25일 열린 제4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 민간 금융사에서는 양종희 KB금융 회장과 진옥동 회장이 참석했죠. 이날 회의의 핵심 주제는 정책금융을 통해 기업의 녹색전환(GX)을 뒷받침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상 민간 금융의 참여 여부가 크게 중요하지 않았던 회의로 해석될 수 있었음에도 그룹을 이끄는 수장이 회의에 함께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연임을 앞두고 현 정권에 잘 보이기 위한 행보라는 목소리도 존재합니다. 진 회장의 대외 행보가 두드러졌던 시점은 첫 임기 종료를 앞둔 때였습니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양종희 회장 역시 최근 생산적·포용금융 관련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빈도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그냥 재미난 썰(說)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옛날과는 달리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에서 정부 입김이 반영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그렇다면 CEO가 직접적인 행보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시장 선도 이미지 구축 효과가 크기 때문입니다.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생산적·포용금융 투자 규모는 큰 차이가 없지만, CEO의 대외 행보에 따라 신한금융이 가장 앞서 보이는 효과가 나타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전북혁신도시는 신한금융과 우리금융도 함께 하지만, KB금융이 먼저 떠오르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무엇보다 생산적 금융은 정부 정책을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선도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죠. '정부와 가장 호흡이 잘 맞는 금융그룹' 자리를 두고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자존심 경쟁은 지속될 전망입니다.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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