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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美 15개 종전안 ‘공식 거부·물밑 검토’ 이중 행보…핵·호르무즈 놓고 충돌 속 지상전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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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3. 26. 06:15

미 "3일간 생산적 대화”" vs 이란 "과도한 요구"
이란, 5개 조건 역제시...공개적 일축 속 협상 여지 유지
美, 제재 완화 조건 '핵시설 해체' 등 15개 항 압박
조기 종전 우려 이스라엘, 타격 확대
트럼프 이란 공격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왼쪽부터)·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이 미군의 이란 공격을 논의하고 있는 모습으로 백악관이 2월 28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사진./백악관 엑스 캡처
이란이 미국의 종전안을 공식적으로 거부했지만, 미국 백악관과 주요 외신들은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전하며 상반된 신호가 교차하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과의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며 군사 압박을 병행하고 있고, 외신들은 이란이 공개적으로는 거부 입장을 밝히면서도 비공식적으로는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은 15개 항 종전안을 통해 핵·미사일·호르무즈 해협까지 포괄하는 구조적 요구를 제시한 반면, 이란은 전쟁 배상과 주권 보장 등을 포함한 5개 조건을 내세우며 맞서고 있어 양측 간 간극은 여전히 크다.

여기에 이스라엘의 군사 압박 확대와 미국 지상군 전개까지 맞물리며 현재 국면은 협상과 전면 충돌 가능성이 동시에 열려 있는 '이중 트랙' 구조로 전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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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EPA·연합
◇ 백악관 "3일간 생산적 대화" 강조 속…이란에 '지옥' 경고 병행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특히 "미국은 지난 3일 동안 생산적인 대화를 이어왔다"며 "이란 정권이 탈출구를 모색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언론에 보도된 15개 종전안과 관련해 "일부는 사실이지만 정확하지 않은 부분도 있다"면서도 구체적 내용 공개는 거부했다.

동시에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였다. 레빗 대변인은 "'장대한 분노' 작전의 핵심 목표 달성에 매우 근접했다"며 "군사작전은 계속되고 있고 성과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이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어느 때보다 더 큰 타격을 입게 할 것"이라며 "지옥을 불러올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AP통신은 백악관이 협상 상대를 밝히지 않고 있어 협상 구조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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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시민들이 25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국기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사진을 들고 이란군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AFP·연합
◇ 이란 '이중 행보'…대외적 거부 속 물밑서 제안 '저울질'

이란은 공식적으로 미국 제안을 거부했지만, 실제로는 이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채 검토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이란이 초기 반응은 부정적이었지만 여전히 제안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특히 파키스탄을 통해 전달된 15개 항 제안에 대해 이란이 공식 답변을 지연하고 있다며 일부 지도부가 협상을 고려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이란 관리들은 공개적으로는 협상 가능성에 대해 신랄한 경멸(withering scorn)을 보이지만, 실제로는 공식 입장을 내리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이란은 휴전안을 일축했지만, 대화에 열려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전했다. NYT는 이란이 파키스탄에서 미국 협상가들과 만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다만 임시 휴전은 거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외교적 노력을 들을 의사는 있지만 양측 간 요구 조건 차이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이란은 대외적으로는 협상을 강경하게 거부하면서도 비공식적으론 이를 검토하는 이중 전략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FT "군부, 협상 거부"…내부 권력 균열이 최대 변수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 내부에서 군부 강경파가 협상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이란 군사령부가 미국과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의 합의 주장 자체를 일축했다고 전했다.

이는 외교 라인이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과 달리 군부가 강경 노선을 유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FT는 특히 미국의 요구가 핵시설 해체와 미사일 제한 등 체제 핵심을 겨냥하고 있어 군부가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이란 내부의 권력 균열이 협상 지연의 핵심 배경으로 지목된다.

호르무즈
1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코르 팍칸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유조선과 화물선이 줄지어 정박해 있다./AP·연합
◇ 美 15개 항 종전안…제재 해제 조건으로 '핵시설 해체' 압박

미국은 파키스탄 등 중재국을 통해 이란에 15개 항의 종전안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 호르무즈 해협 개방 △ 탄도미사일 수량·사거리 제한 △ 미사일 용도 자위용 제한 △ 핵무기 포기 △ 우라늄 농축 금지 △ 핵시설 해체(포르도·이스파한·나탄즈) △ 대리세력 지원 중단 △ 핵 투명성 확보 △ 국제 사찰 수용 △ 전쟁 종결 선언 등을 제안했다. 그 대가는 △ 이란에 대한 제재 해제 △ 민간 원자력 지원(부셰르 시설) 등이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 계획의 핵심이 고농축 우라늄 제거라고 했고, NYT는 이 계획이 핵·미사일·해상 통로를 모두 포함한 '포괄적 협상 틀'이라고 평가했다.

◇ 이란 "과도한 요구" 일축…5개 조건 역제시 "종전 시점은 우리가 결정"

이란은 프레스TV를 통해 미국 제안을 "비현실적이고 과도하다"고 규정하며 거부했다. 이란 고위 관리는 "전쟁 종료 시점은 트럼프가 아니라 이란이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 침략·암살 중단 △ 전쟁 재발 방지 △ 전쟁 피해 배상 △ 전 지역 전쟁 종결 △ 호르무즈 해협 주권 인정 등 5개 조건을 역제안했다. 이란은 스위스 제네바 협상 직후인 2월 28일 공격 사례를 들어, 이번 미국의 종전 제안 역시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란은 모든 조건이 충족돼야만 휴전이 가능하며 그전에는 협상 자체가 없다고 못 박았다.

이란 가스전
이란 남부 페르시아만 연안 칸간 인근의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12단계 시설 전경으로 2014년 1월 22일(현지시간) 찍은 사진./AFP·연합
◇ 이스라엘 '조기 종전' 우려 속 공격 확대

미국과 이란의 협상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의 초조감이 감지된다. NYT는 이스라엘이 전쟁이 조기에 끝날 경우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채널12뉴스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이란 봉기 촉구 제안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 제안이 대규모 유혈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해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랍 국가들도 단순 휴전이 아닌 '결정적 결과'를 요구하고 있어 종전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 미 지상군 7000명 전개…기지 타격 속 '원격 작전' 현실화

미국 국방부는 82공수사단 2000명·해병대 약 5000명 등 7000명 규모 지상군을 중동에 전개하고 있다. 로이터는 이 병력 이동이 지상 공격 옵션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전했고, NYT는 이 병력이 이란 하르그 섬 점령 작전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란은 이에 대응해 미 항모를 겨냥한 미사일을 발사하고 기지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 이란의 공격으로 미군 기지가 심각하게 파괴돼 일부 병력이 호텔 등에서 원격 근무 형태로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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