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무국적 출생 비율 히스패닉의 2.4배…합번시 합법 체류 자녀도 직격
판결 경로 두 갈래…6월 말 결론, 상호관세 이어 연속 패소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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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진보를 막론한 대법관들이 행정명령의 법적 근거에 잇따라 의문을 제기하며 트럼프 대통령 측 논리가 흔들렸다. 대법원은 오는 6월 말~7월 초까지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지난 2월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이은 연속 패소 여부가 주목된다.
◇ 트럼프, 사상 첫 대법원 출석…'출생시민권' 행정명령 구두변론 법정
트럼프 대통령은 빨간 넥타이와 검은 정장 차림으로 변론 시작 약 10분 전 대법원 공개 방청석 앞줄에 착석했다. 팸 본디 법무장관·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데이비드 워링턴 백악관 고문 등이 동행했다.
현직 대통령의 대법원 구두변론 출석은 기록상 전례가 없다고 대법원역사학회 역사가 클레어 쿠시먼이 확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측 변론이 끝난 이후 상대 측 변론 도중 약 1시간 30분 만에 자리를 떴다. 이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출생시민권을 허용할 만큼 멍청한 유일한 나라"라고 게시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을 포함해 33개국이 유사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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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명의 대법관 중 보수·진보 모두 정부 측 법리에 강한 의문을 표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정부 측 수석변호인 D. 존 소어 법무부 송무차관(Solicitor General)이 "새로운 세상"을 언급하자 "새로운 세상이다. 헌법은 같다"고 반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또 소어 송무차관의 위법 체류자 범주화 논리에 대해 "그렇게 작고 특이한 예시들에서 어떻게 그 큰 집단에 도달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은 정부 측이 헌법 수정 14조 해석을 뒷받침하기 위해 '모호한 출처'에 의존한다고 비판했다.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1898년 판례 '미국 대 웡킴아크(United States v. Wong Kim Ark)'와 1952년 연방법이 동일한 표현을 사용한 점을 들어 행정명령의 법적 정합성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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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측은 수정 14조의 '미국의 관할 하에 있는(subject to the jurisdiction thereof)' 문구가 미국에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법적 복속(direct and immediate allegiance)'을 지니고 '거주지(domicile)'를 둔 사람에게만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적어도 5명의 대법관이 1898년 판결문에 'domicile'이 20차례 언급된 의미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20번이나 등장하는데 무관하다고 볼 수 있느냐"고 물었고, 케이건 대법관은 "왜 그 단어가 여러 차례 언급됐느냐(sprinkle)"라고 압박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닐 고서치 대법관은 수정 14조 채택 당시 의회 논쟁에서 부모의 거주지나 국적이 전혀 언급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정부 측 논거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은 부모가 누군지 알 수 없는 버려진 영아의 경우 시민권이 박탈되는 문제를 거론하며 행정명령의 실무 적용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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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명령이 인용될 경우 아시아계가 받는 타격이 다른 인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장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이민 연구팀이 인구조사 자료와 이민 기록을 분석한 결과, 행정명령이 발효되면 이민자 1000명당 무국적 출생아 비율이 아시아계에서 41명으로 히스패닉계의 17명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NYT는 보도했다.
절대 규모로는 히스패닉계 출생아 수가 가장 많지만, 아시아계는 인도·중국 등 국적자가 학생·취업 비자로 합법 체류하는 중에 낳은 자녀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연구에 참여한 니콜 크리스버그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공공정책 조교수는 "미국이 비자로 인력을 충원하면서 그 자녀에게는 시민권을 박탈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취업·학생 비자 소지자의 절반가량은 결국 영주권을 취득하는데, 행정명령이 확정되면 그 이전에 낳은 자녀는 부모가 합법 체류자임에도 시민권 없이 미국에서 자라게 된다.
◇ 판결 경로 두 갈래…6월 말~7월 초 결론, 입법 재도전 변수
행정명령이 위헌으로 결론 날 경우 매년 약 25만명의 신생아 시민권 문제가 해소된다. 반대로 행정명령이 유지되면 2050년까지 법적 지위 없는 미국 출생 아동이 640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NYT가 전했다.
캐버노 대법관은 판결 경로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1898년 판례에 근거해 행정명령을 무효화하는 방식이고, 둘째는 헌법 해석 없이 1952년 연방 성문법(federal statute) 위반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소어 송무차관은 패소 시 성문법 위반 판결을 선호한다고 밝혔으며, 이 경우 행정부가 입법 경로를 통해 재도전할 여지가 남는다.
앞서 대법원은 2월 6대 3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기반 상호관세가 위법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