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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제약의 편두통 치료제 후보물질 'SJB21'은 지난해 3분기 파이프라인 재정비 과정에서 등장했습니다. 당시 회사는 핵심으로 추진하던 MASH(대사이상지방간염) 파이프라인 4종을 과감히 정리하며 전략 전환에 나섰습니다. 대사질환 중심에서 벗어나 기술이전과 상업화 가능성을 고려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택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새롭게 추가된 신경계 계열 후보물질이 SJB21입니다.
삼진제약이 편두통을 선택한 건 높은 성장 가능성을 고려한 판단으로 보입니다. 편두통 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65억8000만 달러(약 10조원)에서 2031년까지 97억4000만 달러(약 14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입니다. 이 같은 성장에는 CGRP(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 항체가 있습니다. CGRP는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 펩타이드로, 이를 차단하는 기전입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애브비, 암젠, 화이자, 테바, 릴리 등 주요 빅파마들이 점유율 확대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치열한 시장에서 삼진제약이 내세운 차별화는 바로 '이중항체' 모달리티입니다. 이중항체는 하나의 표적에만 작용하는 단일항체와 달리 두 개의 표적에 동시에 작용하는 항체로 더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CGRP 계열에서는 아직 단일항체 치료제만 상용화 됐습니다. 이중항체가 상용화된다면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삼진제약이 협력 파트너로 선택한 곳이 이대서울병원이었습니다.
이대서울병원은 중추신경계 질환 분야에서 다양한 임상 경험과 연구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화이자 경구용 편두통 치료제 '너텍(리메제판트황산염)'의 임상 3상이 진행됐고, 편두통 분야 권위자로 꼽히는 송태진 이대뇌혈관병원장은 애브비의 편두통 치료제 '아큅타' 관련 연구 경험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송 병원장은 지난 3월 이화여대 의과학연구소장으로 취임해 이번 공동연구에서 임상 자문과 질환 기전 검증을 맡을 예정입니다.
또한 물리적 접근성이 높다는 점도 협력의 강점으로 꼽힙니다. 삼진제약의 R&D센터가 마곡에 위치해 이대서울병원과의 협업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관건은 삼진제약의 투자 비중입니다. 최근 3개년 R&D 비용은 연간 350억원 수준으로 매출 대비 11~12% 유지 중입니다. 경쟁사 대비 뒤처지는 수준은 아닙니다. 그러나 현재 20건이 넘는 파이프라인을 동시에 운영하는 가운데 항암과 비만 치료제에 연구 역량이 집중돼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직 초기단계인 SJB21에 충분한 자원이 투입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