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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 3조에도 주가는 제자리…셀트리온, 지배구조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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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승인 : 2026. 04. 22. 18:02

2년간 3조 소각에도 주가 상승 제한적
매출 4조·영업익 1조…실적은 최대
승계·지배구조 불확실성 투자심리 영향
basic2026
셀트리온이 '사상 최대 자사주 소각과 실적'에도 주가는 2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증시 호황기에도 18만~20만원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시장 평가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적분할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떼어냈음에도 지난 2년간 65% 가까운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이 셀트리온을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배경에는 승계와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정진 회장의 장남 서진석 대표가 개인법인 애나그램을 설립하면서 소액주주 이익 침해 우려가 제기됐다. 여기에 짐펜트라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사례가 나오면서 자사주 소각 효과에 대한 신뢰도 약화됐다는 평가도 있다.

2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이날 종가는 20만4000원으로, 2024년 말(18만7500원) 대비 상승률은 8.8%에 그친다. 주가는 작년 말까지 18만원대에서 머물다 역대 최대 실적 발표 이후 기대감이 반영되며 20만원선까지 오른 상태다.

주목할 점은 대규모 자사주 소각과 창사 이래 최대 실적에도 주가 부양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이다. 셀트리온은 작년 매출 4조1600억원, 영업이익 1조16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셀트리온이 매출 '5조 클럽'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3조원을 웃도는 자사주 소각도 주가 상승 동력으로는 제한적인 모습이다. 셀트리온은 2024년 7013억원, 2025년 8950억원 등 2년간 1조5963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여기에 올해는 1조7154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정책을 발표해 지난 14일 소각을 완료했다. 2024년부터 추진한 자사주 소각 규모가 3조원을 웃돈다. 이날 셀트리온이 1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추가로 결정한 것도 주가 방어 의지로 해석된다. 다만 이날 자사주 매입 공시 이후 셀트리온의 전 거래일 대비 주가 상승률은 정규장 기준 0.49%에 그쳤다.

제약·바이오 업계 주가와 비교하면 셀트리온의 주가 흐름은 더욱 뚜렷하게 대비된다. 대표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1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인적분할을 단행했지만, 이후 1년 반 동안 주가는 65% 가까이 상승했다. 이날 종가는 156만1000원으로, 2024년 말(94만9000원) 대비 64.48% 올랐다. 시가총액도 삼성에피스홀딩스와 분리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30% 성장했다. 반면 셀트리온은 같은 기간 시총 성장률이 16% 수준에 머물렀다.

셀트리온의 주가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배경은 지배구조 불확실성 때문이다. 바이오시밀러 매출 상승과 신약 개발 기대감은 긍정적 요인으로 꼽히지만, 경영권 승계 구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점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57년생인 서정진 회장은 올해 70세를 넘겼다. 통상 오너기업이 경영 승계를 준비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장남 서진석 대표와 차남 서준석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12월 자본금 100만원 규모의 법인 애나그램을 설립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셀트리온 지분이 사실상 없는 두 형제가 향후 지분 승계를 염두에 둔 구조가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서 대표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셀트리온과 관계없는 회사"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럼에도 향후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배구조 개편이 본격화되면 경영권 프리미엄과 이익이 오너 일가에 귀속되면서 소액주주 이익이 희석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례로 한화그룹도 비상장 가족기업 한화에너지를 기반으로 세 아들의 경영승계를 진행 중이다. 한화에너지 지분을 세 아들이 나눠 갖고, 한화에너지가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한화 지분을 확대하면서 그룹 전체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셀트리온 주가 부진에는 실적 신뢰도 문제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대표 제품 '짐펜트라' 매출이 회사 측이 제시한 전망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시장 신뢰가 일부 약화됐다는 평가다. 다만 서 회장이 지난달 주총에서 제시한 올해 매출 전망치(5조3000억원)가 시장 기대에 부합할 경우, 신뢰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 측은 주주환원 의지를 강조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대규모 자사주 소각에 이어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것은 외부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주주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는 의지"라며 "견조한 실적 성장과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기업가치 상승과 주주이익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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