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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난 뒤 처벌만으론 한계”…산업안전 감독체계 개선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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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은 기자

승인 : 2026. 04. 24. 18:52

24일 국회 ‘과학기술기반 산업안전 패러다임 전환 정책토론회’
“과학기술 도입으로 사고원인·위험요인 분석…재해예방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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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 기반 산업안전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하은 기자
우리나라 산업안전 감독 체계를 사고 발생 뒤 처벌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원인을 분석하고 재해를 예방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 기반 산업안전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현행 산업안전 체계가 사후 대응과 처벌 중심으로 운영돼 예방 기능이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는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산업안전상생재단이 주최했으며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고용노동부 등이 참석했다.

발제에 나선 강성규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현 산업안전 정책이 과학적 원인 분석보다 사고 이후 행정 대응에 치우쳐 있다고 진단했다. 중대재해처벌법 등 처벌 중심 법령이 경각심을 높이는 효과는 있지만, 재해 예방을 위한 감독 체계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우리나라 행정은 예방보다는 사후 행정에 가깝고, 그때그때 발생하는 사고들에 초점을 맞춰 사고를 너무 단순화해 본다"며 "처벌 중심 법령도 경각심을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역시 사후 감독 중심으로 예방 기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원인 조사와 분석이 제대로 돼야 하고, 사후 처벌보다는 예방을 중심으로 감독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안전 분야의 독립적 연구 기반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용윤 동국대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 산업안전 전문 연구기관이 부재하고, 산업안전이 연구 영역에서도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산업재해 방지를 위해 독립적인 산업안전보건 연구기관 설립과 설계 단계부터 안전을 반영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했다.

노동계도 과학기술 도입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다만 기술이 노동자 감시나 통제 수단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광일 한국노총 산업안전본부장은 "과학기술 도입은 현장에서 사전에 발견하지 못하거나 놓치고 있는 유해·위험요인을 발굴해 재해를 선제적으로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라며 "감시나 통제 수단으로 활용되는 부작용을 막고 산재 예방과 안전 목적에만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안전보건 전문인력 부족도 현장에서 안전기술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현재 산업안전 정책은 감독과 사후 조사 중심으로 운영돼 재해 발생 이후 원인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이 반복되는 구조"라며 "고용노동부 산하 국립산업안전과학원 설립은 산재 예방 정책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경영계도 연구 결과와 기술이 현장과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강섭 경총 산재예방정책팀장은 "매년 산업안전 분야의 다양한 연구보고서가 발간되지만, 그 결과물이 정부의 중장기 정책 로드맵이나 규제 설계에 얼마나 긴밀하게 연계돼 활용되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현재 구조에서는 '연구과제-최종보고서-자료집 게재'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며 산업안전보건 연구조직의 독립성과 전문성 확보, 조사·연구 인력의 역량 강화를 위한 법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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