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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개혁, 충분한 논의 우선”… 농민·조합장 500명 국회 공동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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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정영록 기자

승인 : 2026. 04. 28. 17:59

'농협 자율성 수호' 비대위 출범
정부 농협법 개정 두고 정면충돌
직선제·감사권 확대 자율성 우려
농협자율성수호 농민공동선언식(1)
전국 농·축협 조합장 및 농업인(조합원) 500여명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부의 농혁 개혁방안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하는 '농협 자율성 수호 농민공동선언식'을 진행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농협 자율성을 훼손하는 '농업협동조합법(농협법)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고, 현장 중심의 진정한 개혁을 추진하라."

전국 농·축협 조합장과 농업인(조합원) 500여명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 모여 이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정부와 여당에서 추진 중인 '농협 개혁방안'이 정작 조합원 목소리는 빠진 채 강행되고 있어 충분한 의견수렴 절차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날 농업계 관계자들은 국회에서 '농협 자율성 수호 농민공동선언식'을 개최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지난 21일 여의도 환승센터 인근에서 농협 개혁안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하는 결의대회 이후에도 정부 입장에 변화가 없자 후속 대응에 나선 것이다.

박경식 공동 비대위원장(안산농협 조합장)은 "농민들이 생업을 뒤로하고 또 다시 국회 앞에 모인 것은 농협 자율성 상실이 곧 농업의 위기로 직결된다는 절박함 때문"이라며 "이번 농협법 개정은 개혁이 아닌 개입이다. 속도전식 입법이 아닌 충분한 논의와 공론화를 통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갈등은 3~4월 당·정협의회가 발표한 농협 개혁안에서 비롯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실시된 정부 합동 특별감사 결과 농협의 내부통제 부실 및 방만경영 등이 확인돼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며 개혁안을 마련한 바 있다.

개혁안에는 농협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 도입, 범농협 외부 감사법인 '농협감사위원회(가칭)' 설치, 정부의 농협 감독권 확대 등이 담겼다.

조합원 직선제는 전국 조합원 187만명(중복가입 제외)이 농협회장 선거에 참여하는 내용이다. 기존 전국 농·축협 조합장 1110명이 회장을 선출하던 방식을 개편, 소수 유권자가 특정돼 '금권선거'로 변질되는 것을 차단할 계획이다.

농협감사위 설치는 농협 전반에 대한 감사 기능 강화가 핵심이다. 위원장은 농식품부 장관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를 논의 중이다. 또 정부의 농협 감사 범위도 중앙회·조합에서 지주·자회사 등까지 확대할 구상이다.

농협 비대위는 개혁안 마련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충분한 논의가 수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합원 직선제의 경우 농협회장에 대한 통제력이 오히려 약화될 수 있고, 감사권 확대는 독립성 침해 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비대위 측은 선언문을 통해 "조합원 직선제 도입은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하게 해 조직 결속력을 저해할 위험이 크다"며 "자율성이 무너진 농협은 더 이상 농민을 위한 조직이 아닌 관치 기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농식품부는 개혁안에 대한 공감대 확산을 위해 유관기관과 협조, 지역별 설명회를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 21일과 24일 대구, 충북 청주, 경기 수원에서 이해당사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권역별 설명회와 유사한 형식을 검토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회 상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현장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며 "오는 6월 지방선거 전까지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이 현재 목표"라고 말했다.
정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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