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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참여·자율성…5세대 아이돌, 만드는 방식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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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6. 04. 29. 14:04

NCT WISH
NCT WISH/SM
5세대 K-팝 보이그룹은 같은 시기에 등장했지만 팀을 구성하고 완성해가는 방식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멤버 구성보다 어떤 구조와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지가 팀의 성격을 가르는 기준으로 떠오른다. 엔시티 위시(NCT WISH), 코르티스, 롱샷은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29일 가요계에 따르면 세 그룹은 모두 5세대에 속하지만 제작 방식은 서로 다른 축 위에서 작동하고 있었다. 이는 단순한 콘셉트 차이를 넘어, K-팝 산업의 기준이 '구성'에서 '설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였다.

이 흐름의 출발점은 시스템이었다. NCT WISH는 기존 제작 공식을 확장한 사례로 읽힌다. NCT 브랜드를 기반으로 한 유닛 구조 속에서 트레이닝, 콘셉트, 글로벌 전략까지 사전에 정교하게 설계된 상태로 데뷔했다. 이미 검증된 시스템을 활용해 시장 안착 속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기획 중심 아이돌 제작 모델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그대로 보여줬다. 완성된 결과뿐 아니라 '어떻게 만들어졌는가'에 대한 설계 자체가 경쟁력으로 작동한 사례였다.

반면 코르티스는 제작 과정을 전면에 드러내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멤버가 음악과 콘텐츠 제작에 일정 부분 참여하는 구조를 강조하며, 결과보다 '만들어지는 과정'을 핵심 콘텐츠로 삼았다. 연습과 녹음, 제작의 흐름이 그대로 콘텐츠로 확장되면서 팬덤은 완성된 결과를 소비하는 데서 나아가 팀이 형성되는 과정을 함께 따라가게 된다. 제작 과정이 단순한 준비 단계를 넘어 독립적인 소비 단위로 기능하기 시작한 지점이었다.

롱샷은 자율성에 무게를 둔 모델이었다. 힙합 기반 정체성을 중심으로 작사·작곡 참여를 확대하고, 팀의 방향성을 내부에서 구축하는 방식을 택했다. 기획사가 설정한 콘셉트보다 멤버 중심 서사를 전면에 내세우며 아이돌과 아티스트 사이의 경계를 조정하는 형태였다. 이는 기존 기획형 시스템과는 다른 제작 방식으로 창작 주체의 이동이라는 측면에서 의미를 가진다.

세 그룹의 차이는 명확하다. NCT WISH가 '시스템의 확장'이라면, 코르티스는 '과정의 콘텐츠화', 롱샷은 '자율적 창작 구조'에 가깝다. 같은 5세대라는 범주 안에서도 제작의 출발점과 설계 방식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산업 구조의 재편과 맞물려 있다. 과거에는 기획사가 전 과정을 설계하고 완성된 결과를 시장에 내놓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제작 과정 전반이 소비의 대상이 되면서 완성 이전의 단계가 오히려 핵심 콘텐츠로 기능하고 있다. 제작 방식 자체가 곧 차별화 요소가 되는 구조로 이동한 것이다.

플랫폼 환경 역시 이 변화를 뒷받침한다. 숏폼과 팬 커뮤니티 중심의 유통 구조에서는 하나의 완성된 무대보다 반복적으로 소비 가능한 제작 과정이 더 긴 생명력을 가진다. 짧은 단위로 분절된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그룹의 정체성은 결과물이 아니라 축적된 과정 속에서 형성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를 '제작 방식의 경쟁'으로 해석한다. 박송아 대중문화평론가는 "아이돌 산업이 완성된 결과를 중심으로 평가받던 단계에서 이제는 만들어지는 과정과 구조 자체가 콘텐츠가 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며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가 곧 팀의 차별성과 팬덤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르티스
코르티스/빅히트 뮤직
롱샷
롱샷/모어비전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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