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유통 대신 예산군 도서관서 입소문 탄 소설 '살목지'
예당호 탄생 설화, 독립운동가 역사 연결해 다큐로 재해석
"억지 정착보다 다시 올 이유를"…크리에이터 관계망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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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청년마을 '내:일'의 박정수 대표는 "예산에는 오래전부터 귀신 이야기가 전해오는 살목지라는 저수지가 있다"며 "처음 예산 괴담집을 만들고 살목지로 소설도 쓴다고 했을 때는 '이걸 왜 만드느냐'는 반응도 있었는데, 올해 살목지가 영화로 주목받으면서 '너희가 하려고 했던 게 이런 거였구나'라는 말을 듣게 됐다"고 말했다.
청년마을은 지역 청년 유출을 막고 외지 청년의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행정안전부가 2018년부터 추진해 온 사업이다. 올해 신규 선발 10곳을 포함해 전국 61곳이 선정됐으며, 선정 마을에는 매년 2억원씩 3년간 모두 6억원이 지원된다. 청년들은 지역 유휴 공간을 주거·창업·소통 공간으로 바꾸고, 문화 자원을 콘텐츠와 사업으로 연결하며 지역 활성화를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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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인공 저수지인데 탄생 설화가 있다는 게 이상했다"며 "설화를 따라가다 보니 예산 출신 독립운동가 이남규 선생과, 다른 지역에서 예산으로 묘소가 옮겨진 구한말 유학자 최익현 선생의 이야기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설화 속 푸른 용과 황금들판의 황룡이라는 이미지, 예당호를 이루는 두 물줄기가 두 인물의 생가터와 묘소 주변을 지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고 설명했다.
내:일은 이 해석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상영회를 열었다. 박 대표는 "주민들이 '맞는지 안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바라볼 수 있다는 게 재미있다'고 하시더라"며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해 보자는 제안도 받았다"고 말했다. 지역 괴담을 모은 '예산 괴담집'과 소설 '살목지'도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괴담을 단순히 무서운 이야기로 소비하지 않고, 지역이 겪어온 아픈 역사나 오래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가 다른 방식으로 남은 흔적으로 바라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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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예산에 왔다 간 청년들과 관계를 끊지 않고, 일이 있을 때 다시 같이하는 방식"이라며 "누군가를 붙잡아 두는 것보다 다시 올 이유를 만드는 게 더 현실적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지역에 뼈를 묻겠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은 아닐지 모른다"며 "대신 필요할 때 언제든 내려와 지역의 이야기를 함께 만들고, 지역에 유쾌한 자극을 주는 사람들이 될 수는 있다고 본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