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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러닝 말고 천천히 산책…“발이 편하니 걷는 재미 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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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차세영 기자

승인 : 2026. 05. 18. 18:05

체류·회복형 걷기 문화로 차별화
중장년층 위주 참여·재구매 늘어
실적 성장세…매출 1년새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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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에서 열린 르무통 '르무통 산책회 in 오크밸리'에서 참가자들이 코스를 따라 산책을 즐기고 있다. / 차세영 기자
"천천히 가도 괜찮습니다. 본인 속도대로 걸으세요."

지난 16일 저녁 강원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 일대에서 열린 르무통 '르무통 산책회 in 오크밸리'. 출발 지점 주변에는 일반적인 러닝 행사에서 흔히 보이는 기록 측정용 디지털 타이머나 순위 전광판이 없었다. 참가자들은 앞사람을 추월하기보다 저마다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숲길을 걸었다. 누군가는 잠시 멈춰 사진을 찍었고, 누군가는 밤공기를 마시며 풍경을 바라봤다.

최근 유통업계와 스포츠 브랜드들이 러닝 콘텐츠 확대에 집중하는 가운데, 르무통은 이와는 다른 전략을 택했다. 빨리 뛰는 대신 오래 걷는 것, 경쟁보다 휴식과 걷는 즐거움 자체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기록 경쟁형 러닝 이벤트가 확산하는 흐름 속에서 르무통은 속도보다 체류 경험과 회복형 걷기 문화에 집중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 같은 행사 콘셉트는 참가자 구성에서도 드러났다.

이날 행사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약 700명의 참가자가 몰렸는데, 일반적인 스포츠 브랜드 행사와 달리 50대 이상 중장년층 비율이 높았다. 노부부와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르무통 관계자는 "르무통 산책회는 중장년층과 가족 단위 참가 비율이 높은 편"이라며 "기록 경쟁보다 편하게 걸으며 시간을 보내는 경험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참가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 16일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에서 열린 르무통 ‘르무통 산책회 in 오크밸리’에서 참가자들이 본격적인 산책에 앞서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 차세영 기자
지난 16일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에서 열린 르무통 '르무통 산책회 in 오크밸리'에서 참가자들이 본격적인 산책에 앞서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 차세영 기자
특히 눈길을 끈 건 브랜드 충성도였다. 르무통 산책회는 특정 브랜드 신발 착용을 강제하지 않는 행사지만, 현장 참가자 상당수는 자발적으로 르무통 신발을 신고 행사에 참여하고 있었다. 오래 걸어도 발이 편하다는 입소문이 실제 재구매와 반복 참여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충북 청주에서 왔다는 85세 방신원 씨는 이번 행사뿐 아니라 부산과 문경에서 열린 르무통 산책회에도 모두 참가한 경험이 있다. 방 씨는 "르무통 신발을 신고 오래 걸어도 발이 편하다"며 "처음 행사 때 대표가 '국민 발 건강을 위해 신발을 만든다'고 말했는데 기억에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산책회에 다니다 보니 사람들도 만나고 걷는 재미도 생겼다"며 "앞으로도 계속 참여하고 싶다"고 웃었다.

르무통이 이 같은 산책 행사를 이어가는 배경에는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걷는 문화' 자체를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오래 걷는 경험이 늘어날수록 자연스럽게 편안한 신발 수요로 연결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르무통이 지난해부터 진행한 산책회의 누적 참가자는 약 3700명에 달한다.

◇편안함을 1순위로

르무통의 강점은 제품 설계에서도 드러난다. 회사는 피부 자극과 통기성이 뛰어난 메리노 울을 주원단으로 사용하고 자체 개발한 'H1-TEX' 원단을 적용해 장시간 걸어도 발이 답답하지 않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충격 흡수를 돕는 오솔라이트 인솔과 이중 쿠션 구조 아웃솔을 적용해 발 피로감을 줄이는 데 집중했다.

이 같은 철학은 제품 출시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르무통 운영사 우주텍의 허민수 대표는 이날 "르무통은 편안함에 집중하는 브랜드"라며 "착화감과 완성도를 높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신제품 출시 속도가 빠르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빠르게 트렌드를 좇는 패션업계 흐름과는 다른 전략이지만 실적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르무통 운영사 우주텍은 지난해 매출 1474억원, 영업이익 3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00%, 145%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르무통이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편안한 신발' 이미지를 구축하며 차별화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르무통 관계자는 "앞으로도 르무통 산책회를 꾸준히 이어가며 고객과 브랜드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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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에서 열린 르무통 '르무통 산책회 in 오크밸리'에서 참가자들이 코스를 따라 산책을 즐기고 있다. / 차세영 기자
지난 16일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에서 열린 르무통 ‘르무통 산책회 in 오크밸리’ 행사장 한켠에 마련된 르무통 부스에서 참가자들이 신발을 착화해보고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차세영 기자
지난 16일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에서 열린 르무통 '르무통 산책회 in 오크밸리' 행사장 한켠에 마련된 르무통 부스에서 참가자들이 신발을 착화해보고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차세영 기자
차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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