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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산업비전포럼] “K-석화 체질개선, 공급망·고부가 혁신·기업가정신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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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 최인규 기자 | 이서연 기자

승인 : 2026. 05. 18. 17:55

에너지전환 흐름에도 석유 수요 견고
'중동리스크 상수화' 공급망 다각화
과감한 비즈니스 체질 개선 필요성
'종합에너지기업' 변신 SK이노에 주목
대륙붕탐사·개발 통해 자원안보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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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 '탈탄소' 기조 속에서도 글로벌 석유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한국 석유·화학 업계의 셈법은 갈수록 위태로워지고 있다. 원유 도입 물량의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덮칠 경우 국내 산업은 직격탄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석화업계 전문가들은 중동 리스크와 에너지 전환이라는 이중고를 돌파하기 위해 '공급망 다각화'와 과감한 '비즈니스 체질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입을 모은다.

◇"탈탄소 시대에도 남는 석유…커지는 공급망 리스크"

제3회 아시아투데이 'K-산업비전포럼 2026'를 통해 발제자로 나서는 장태훈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9일 '글로벌 석유시장 위기와 한국 정유산업의 길'을 주제로 발표를 갖는다. 장 부연구위원은 탄소중립과 전기차 확산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석유 수요는 예상보다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항공유·디젤·나프타 등은 대체가 쉽지 않아 중장기적으로도 석유의 역할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공급 측면이다. 장 부연구위원은 글로벌 상류부문 투자 감소를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탄소중립 기조와 수요 불확실성 등으로 신규 유전 개발 투자가 위축되는 가운데 기존 유전 생산량 감소까지 겹치며 향후 공급 부족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중동 지정학 리스크는 한국 산업계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6%가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로, 한국 역시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만큼 해협 봉쇄 등 위기 발생 시 공급망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장 부연구위원은 에너지 전환과 별개로 현실적인 에너지 안보 전략이 필요하다며 안정적인 원유 조달 체계와 공급망 대응 역량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SK식 혁신에서 찾는 석화산업 생존 전략"

이춘우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는 석유화학산업 위기에 대한 방안을 SK그룹 사례를 통해 짚는다. 이 교수는 2022년께부터 글로벌 공급 과잉과 함께 성장 둔화, 원가 경쟁력 약화 등이 맞물리면서 석화산업이 구조적 위기라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의 대규모 설비 증설에 따른 저가공세로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이 한계에 봉착했다고 봤다. 지속가능성을 지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이 교수는 이러한 위기 극복 사례로 SK이노베이션의 체질 전환 과정에 주목했다.

이 교수는 SK이노베이션이 대한민국 경제성장 에너지 인프라의 주역으로서 1·2차 오일쇼크를 극복한 구원 투수 역할로서, ESG를 선도하는 동시에 사회적 가치까지 창출한 혁신성장의 모범적 모델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경영학적인 관점에서 SK이노베이션이 국내 정유정제회사에서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종합에너지 기업에서 '글로벌 그린 에너지 선도기업'으로 변화했다고 봤다. 이를 통해 오일쇼크 등의 위기를 넘겼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긴호흡으로 미래를 내다보며 준비하는 '마스터 혁신플래닝 경영'이 돋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SK이노베이션이 석유·화학 중심 사업을 넘어 종합 에너지·소재 기업 비전을 제시하며 신뢰 기반의 기업가정신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국가의 생존과 발전 문제와 연결되는 미래형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폴리에스테르 첨단신기술 제품 등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면서도, 지배구조와 노사문화를 개선한 것도 주효했다고 했다.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사외이사를 70% 이상으로 이사회를 구성하며 선진적인 지배구조를 정착했고,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며 대한민국의 사회공헌 시스템을 단순 기부와 자원봉사에서 한 단계 도약시켰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회사 내부적으로 수월한 임금협상의 시스템을 만들어 '한솥밥 한식구' 가치를 실현했다고 했다.

결국 이 교수는 현 위기 상황은 경영가치창출 측면과 사회가치창출 측면을 고려한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한다. SK이노베이션의 혁신성장 사례처럼 두 가지 요인을 결합한 고객·직원·파트너·주주·국가 등의 행복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을 장착해야 한다는 것이다.

◇"AI 시대에도 석유는 계속…중동 의존 낮추고 공급망 다변화 필요"

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향후 공급망 전략으로 중동 의존도 완화를 위한 도입선 다변화, 국내 비축물량 확대, 해외 석유개발 투자 확대, 국내 대륙붕 지속 탐사 등을 제시했다. 중동 분쟁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상수화되는 상황에서 한국 역시 중동 의존도를 낮추고 해외 자원개발과 비축 확대를 병행하는 공급망 다각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실제 한국의 원유 수입 구조는 중동 편중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비중은 사우디아라비아가 33%로 가장 높았고 미국 17%, UAE 11%, 이라크 10%, 쿠웨이트 8% 순이었다. 중동 의존도가 약 70% 수준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석유와 가스는 특정 국가에 편재돼 있고 유한한 자원이라는 특성이 있는 만큼 장기적 경제성과 전략적 관점에서 꾸준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상위 10개국이 전체 석유 매장량의 87%를 보유하고 있고 OPEC이 전체 매장량의 70%를 차지하고 있어서다.

특히 석유산업은 단순 정유 산업이 아니라 탐사·생산·운송·정제·석유화학으로 이어지는 전주기 산업인 만큼 상류부터 하류까지 통합 밸류체인을 확보할수록 공급 안정성이 높아진다.

이에 신 교수는 "생산 광구는 장기간 생산이 가능해 사실상 천연 비축기지 역할을 한다"며 "국내 비축과 해외 유전을 함께 확보해야 자원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한국의 비축유 지속 가능 기간은 국내 소비량 기준 약 68일 수준이다. 특히 국내 대륙붕 개발은 단순 자원 확보를 넘어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는 분석이다. 신 교수는 "동해·남해·서해를 둘러싼 주변국 간 영유권 분쟁 상황에서 대륙붕 탐사와 개발은 에너지 확보뿐 아니라 탄소포집저장(CCS) 공간 확보와 해양주권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영진 기자
최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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