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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에 하청·안전 리스크까지… HD현대重, 복합 노사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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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의 기자

승인 : 2026. 05. 18. 17:52

[재계 노조發 리스크 촉각]
노조, 영업이익 30% 성과 공유 요구
하청 노조도 "원청수준 성과급" 압박
잠수함 사고 이후 안전 문제 쟁점화
"내부 갈등 확산시 제조 경쟁력 위태"
HD현대중공업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앞두고 노조발 리스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선업 호황으로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는 가운데 정규직 노조는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요구안을 확정했고, 사내하청 노조 역시 원청과 동일한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최근 현장 안전 문제가 새로운 노사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올해 교섭은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 성과 배분과 원·하청 간 처우 격차, 안전관리 체계 전반을 둘러싼 복합 갈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HD현대중공업지부는 최근 올해 단체교섭 요구안에 '영업이익 최소 30% 성과 공유'를 포함했다. 요구안에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상여금 100% 인상, 휴양시설 경상비 20억 원 출연 등도 담겼다. 노사는 다음 달 초 상견례를 열고 본격적인 교섭에 들어갈 예정이다.

노조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기준으로 공식 제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HD현대중공업은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2조37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88.9% 급증한 수치다. 이를 기준으로 30%를 적용하면 성과 배분 재원은 약 6113억 원에 달한다.

노조 측은 올해 영업이익을 3조6280억 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30% 성과 배분 재원은 1조884억 원까지 불어난다. 노조는 조선업이 노동집약적 산업인 만큼 불황기 동안 임금 동결과 구조조정을 감내한 노동자들에게 호황의 성과를 공정하게 배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교섭이 정규직 노조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올해는 사내하청 노조도 성과급 문제를 앞세워 교섭 전면에 나서고 있다. 하청노조는 지난달 사측에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8시간 1공수 인정, 원청과 같은 성과급 지급 등을 담은 요구안을 전달했다. 다만 회사 측은 하청노조가 사내 협력업체별 조합원 수 등 교섭 요건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구체적인 교섭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HD현대중공업도 협력사 보상 확대에 나서왔다. 회사는 올해 초 사내 협력사 직원 2만여 명에게 총 2000억 원 규모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1인당 명절 귀향비 50만원을 포함해 최대 1200만원 수준이다. 회사 측은 "경영성과 공유와 협력사와의 격차 해소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하청노조를 중심으로 "원청과 동일한 성과 공유" 요구가 커지는 것은 조선업 호황의 과실 배분을 둘러싼 노사 간 인식 차이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조선업이 장기 불황을 지나 호황기에 접어들면서 임금·성과급 요구가 본격화하고 있지만, 원청과 협력사 간 임금 체계가 달라 갈등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전 리스크도 교섭의 또 다른 변수다. 지난달 9일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는 정비 중이던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에서 협력업체 소속 60대 여성 노동자 1명이 숨졌다. 사고 이후 노조는 안전관리 체계 부실을 지적하며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고,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이달 6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업계가 이번 교섭을 주목하는 이유는 HD현대중공업의 사업 환경이 과거와 달라졌기 때문이다. 고부가 선박 중심의 수익성 개선에 더해 특수선과 함정 사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해군 유지·보수(MRO) 협력과 함정 수출 확대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안전관리와 노사 안정성은 단순 내부 문제가 아니라 대외 신뢰도와도 연결될 수 있다.

실제 조선업계에서는 올해 HD현대중공업 교섭이 향후 제조업 성과 배분 논의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요구가 현실화될 경우 다른 중후장대 업종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협회장은 "조선업을 비롯한 국내 핵심 수출 산업에서 과도한 노조 요구가 확산될 경우 한국 제조업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다"며 "최근 미국의 관세 압박과 공급망 재편 속에서도 정부와 기업들이 총력 대응해 위기를 넘기고 있는데, 내부 갈등이 커지면 경쟁 우위가 무너질 수 있고 그 틈을 일본과 중국, 독일 등이 파고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잘 나갈 때 최대한 자기 이익을 확보하려는 흐름이 과도해질 경우 결국 피해는 소액주주와 산업 생태계 전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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