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평창에서 의료 활동 중인 박건희 원장
블루투스 건강 체크와 AI 분석으로 조기 진단
지방 의사 부족에 대해 "지불 보상 방식 문제"
"상급병원이 적극적으로 의료진 파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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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군보건의료원은 '지역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일차 의료'와 '상급 병원으로의 신속한 연계'라는 두 가지 핵심 축을 중심으로 지역 의료의 중심 잡기에 나섰다. 자체 인력과 장비를 활용해 만성질환 관리부터 기본적인 응급 처치 등을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동시에 관내에서 치료가 어려운 중증·응급 환자가 발생할 경우 인근 도시의 2~3차 대형 병원으로 골든타임 내에 안전하게 이송·연계하는 '의료 가교'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박건희 원장이 있다. 예방의학과 보건 정책 관리를 전공한 박 원장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8년간 근무하며 라오스, 필리핀, 피지 등에서 활동한 지역 의료 전문가다. 2018년에 한국에 돌아온 그는 코로나19 대응이 마무리된 지난 2023년부터 평창에 와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박 원장은 21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의사들이 지역 병원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의료 서비스의 양보다 관계와 가치에 중점을 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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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진료소에서 간호사가 근무하며 5~8개 마을, 500~1200명 정도 인구를 담당한다. 90여개의 약을 직접 처방할 수 있는 훈련 받은 간호사들이다. 이들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 어르신들의 건강을 조기에 관리하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핵심은 운동과 영양이다. 개인 특성에 맞는 근력 운동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3~6개월짜리 프로그램을 운영해 일주일에 최소 두 번은 근력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블루투스 혈압·혈당계를 통해 집에서 건강을 확인할 수도 있다. 어르신들이 자택에서 혈압이나 혈당을 측정하면 의료진이 병원에서 확인하는 방식이다. AI가 약 복용이나 운동 등을 어떤 식으로 하면 좋겠다고 분석해주는 'AI 케어 플랜'과 운동·영양·간호사·의사가 모여 환자의 치료법을 모색하는 오프라인 다학제팀도 운영하고 있다."
-평창 내 유일한 응급실을 운영 중인데.
"공중보건의(공보의) 3명과 봉직의 2명이 돌아가며 24시간 근무하고 있다. 차차 봉직의가 늘어나는 게 이상적이지만 인건비 문제 등으로 쉽지 않다. 또 의사들은 대개 팀으로 다닌다. 5인 1조로 마음 맞는 사람끼리 움직이는 식이다. 우리 응급실에 1년 동안 들어오는 환자가 3500명 정도다. 보통 응급실은 환자가 1만명은 돼야 정상적으로 돌아간다. 환자 숫자가 어느 정도 돼야 다양한 환자도 보고, 저연차 의사들이 경험도 쌓는다는 의미다. 지방 응급실에 인력이 충원되기 쉽지 않은 현실이다."
-주민들이 2·3차 병원을 이용하려면 타지로 나가야 한다.
"위중한 상태가 아니면 자녀들의 차량을 이용하는 분들이 많다. 아니면 대중교통을 타야 하는데 돌아오는 시간도 맞춰야 하고 진료 시간도 예측할 수 없어 엄청 불편하다. 버스도 1~2시간마다 오다 보니 아예 전날부터 타지에 있는 자녀들의 집에 가서 주무시는 분들도 있다. 그런 상황을 보면 참 안타깝다. 환자들이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돕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
-고질적인 지방 의사 부족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인가.
"하나는 정주 여건 부족 등 지방 소멸 문제고, 나머지 하나는 지불 보상의 방식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행위별 수가제이기 때문에 환자가 적은 곳은 메리트가 없다는 뜻이다. 이를 보완하려면 서비스의 양보다 관계나 가치에 중점을 둘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소아과 같은 경우 이곳에선 의사 한 명이 지역 아이들이 어떻게 크는지 다 안다. 이처럼 지역에서 일하는 게 더 매력적이고 의미 있고 보람 있어야 의사들이 온다. 의사를 강제로 지방에 보내기만 하면 지역 병원을 마치 탈출의 대상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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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를 갓 졸업했거나 1년 인턴만 마치고 지역에 내려온 의사들에게 전문의 수준의 책임 있는 일을 맡기기는 어렵다. 지방에서 3년 근무하는 만큼 1년 수련의 과정을 거쳐 2, 3년 차 때 훨씬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여태껏 공보의 과정을 수련 체계로 간주하지 않고 즉시 투입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져 1년 차나 3년 차나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일종의 지역 의료 수련 체계처럼 1년 차 때 충분히 배울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 공보의 3년 과정을 잘 마친 이들에게 자격증 등 보상 체계도 주어져야 한다."
-지역의사제 정착에 10년이 필요하고 했는데.
"내년부터 시행되는 지역의사제로 선발된 의대생이 정식 의사가 될 때까지 10년이 걸린다. 10년 동안 준비를 제대로 안하면 의사들이 지역에서 2등 의사 취급을 받고, 지역을 기피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지도 모른다. 지역 의사라는 자부심을 갖도록 만들어주고, 지역 주민들에게도 우수한 인력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수련을 대학 병원에서만 하면 안 된다. 지역 의료원에 꾸준히 보내 익숙하게 만들어야 하고, 의료원들 역시 교육이나 훈련 시스템을 잘 구축해놔야 한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단기적인 해법은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
"지역 대학병원이나 상급종합병원들이 지역 의료에 대해 좀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병·의원급 의료기관에 의료진을 적극적으로 파견해야 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세대 의사들이 많다. 이들을 지역 의료기관에 적극적으로 보내는 방식이 논의돼야 한다. 봉사하는 마음으로 지역에 오는 분들이 많다. 재교육을 거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대학병원이 은퇴자 교육과 지역 병원 연계 역할을 해야 한다. 젊은 전공의도 파견해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