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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7조 양재동 짊어진 김홍국 하림, 부실 홈플까지…지주는 6.6조 유동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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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삭 기자

승인 : 2026. 05. 29. 07:00

하림산업 2700억 수혈에도 유보금 결손 전환 가능성
7조 양재동 물류단지 추진하지만 곳간엔 현금 705억
지주 유동부채 6.6조인데 계열사 주식 8500억 담보 잡혀
팬오션 1.5조 단기부채에 4.2조 선박차입금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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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국 회장의 하림그룹이 확장 경영의 닻을 올린 가운데, 시장 안팎에서는 그룹의 재무 부담이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간편식(HMR) 계열사 하림산업에 2700억원 가까운 자금을 투여했지만 5300억원 누적 적자 여파로 사내유보금이 고갈 위기에 처한 한편, 7조원 규모의 양재동 물류단지 개발이 본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홈쇼핑 계열사 NS쇼핑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품에 안기로 결정하면서다.

특히 하림지주는 사료 및 해운 등 본업 영향에 1년 내 만기가 오는 유동부채가 6조6000억원을 넘어서고, 자금줄 확보를 위해 8500억원 규모의 계열사 주식까지 담보로 잡힌 상황이다. 그룹 전반은 물론 그룹의 주요 자금줄인 팬오션마저 재무 과부하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하림 입장에서는 향후 얼마가 소요될지 모르는 인수 후 추가 투자 비용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런 까닭에 오프라인 유통업의 쇠퇴기 속에 단행된 이번 인수가 그룹 전체의 유동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산업은 2025년 한 해에만 영업손실 1467억원, 당기순손실 1690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영업손실 1276억원에 이어 적자 폭이 오히려 확대됐다. 지난 5년간 누적된 영업적자 규모는 총 5296억원이다.

하림산업은 김홍국 회장이 제시한 종합식품기업 비전에 맞춰 2021년부터 관련 사업을 확대해 왔다. 새 브랜드 '더 미식'을 론칭하며 간편식 시장을 공략하는 가운데, 하림그룹은 지주와 엔에스쇼핑을 통해 하림산업을 향한 지속적인 자금 수혈에 나섰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하림산업이 유상증자·자금차입을 통해 지원받은 액수는 총 2680억원 규모다.

그러나 적자가 누적되면서 사내유보금을 의미하는 미처분이익잉여금은 지난 2024년 말 3268억원에서 작년 말 1577억원으로 51.7% 급감했다.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수준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한다면 결손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재무 불확실성의 또 다른 뇌관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추진 중인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사업으로, 부지 매입비와 천문학적인 공사비를 합쳐 7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사업주체인 하림산업이 보유한 양재동 토지 가치는 2025년 말 기준 1조7830억원이나 이를 7조원 규모의 복합단지로 탈바꿈시키려면 막대한 조달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하림산업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작년 말 기준 705억원에 불과하다. 결국 사업비의 상당 부분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외부 차입에 의존해야 하는데, 조 단위 대출의 이자 비용만으로도 그룹 전체의 현금 흐름이 막힐 수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런데 하림지주의 재무 상황은 양재동 사업에 걸림돌이 되는 모양새다. 하림지주의 올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주가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유동부채는 6조6026억원에 달한다. 유동부채가 높은 배경에는 사료 계열사들의 곡물 수입 무역금융과 팬오션의 선박차입금 등 본업상의 구조적 요인이 깔려 있다. 반면 즉시 동원 가능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6852억원으로, 유동부채의 26% 수준에 그친다.

이런 배경에 하림지주는 그룹 내 상장 계열사들의 주식을 KB국민은행 등 금융권에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담보로 설정된 금액의 합계만 8493억원에 이른다. 주식 담보 대출은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 위험이 있어 그룹 지배력을 위협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특히 해운 업황의 변동성이 큰 팬오션 주가가 급락할 경우, 가치 하락에 따라 큰 규모의 추가 담보 요구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간 그룹의 재무적 버팀목이었던 팬오션도 계열사 지원으로 인해 자체적인 재무 여력이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팬오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팬오션은 이번에 주당 150원, 총 801억8500만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중 지분 54.7%를 가진 최대주주 하림지주가 가져가는 몫만 438억8000만원이다. 앞서 하림지주가 재작년과 작년에 가져간 몫은 각각 248억6500만원, 351억400만원이었다.

여기에 더해 팬오션은 관계사인 미국 곡물터미널 운영사 EGT에 약 5709만 달러(약 857억원)의 자금을 빌려줬다. 해외 해운 자회사들에도 총 1억4500만 달러(약 2175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서줬다.

정작 팬오션 자체의 빚은 만만치 않다. 팬오션의 올 1분기 기준 부채총계는 5조6109억원으로, 그중 차입금 8938억원·매입채무 2480억원·리스부채 1270억원 등을 비롯해 당장 1년 안에 처리해야 할 금융부채만 1조5329억원이다. 그러나 팬오션이 가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547억원으로 단기 빚보다 적다. 또 배를 살 때 빌린 '선박차입금'만 4조1851억원에 이르고 전체 자산 중 6조3861억원어치의 선박이 차입금에 따른 담보로 묶여 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추가적인 재무 부담 가능성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관련 2000~3000억원대의 실질 인수 금액과 별도로 투입될 '보이지 않는 비용'이다. 인수주체인 엔에스쇼핑은 정확한 추가 비용을 계산하기 위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실사 중인데,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시설 노후화와 이커머스 기업들의 공세로 경쟁력이 약화된 상태다. 하림이 이를 인수해 의미 있는 수익을 내려면 대대적인 점포 리뉴얼과 하림만의 독자적인 신선식품 물류 시스템 이식이 필수적이다. 시장에서는 기존 300여 개 매장에 이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최소 수천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하림지주 관계자는 "지주사가 계열사 컨설팅도 하고 비전도 제시해 주지만 이번 인수는 엔에스쇼핑이 전략적으로 판단해서 실행하는 건"이라며 "지주사에게 미칠 재무적 영향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박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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