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도 선임사외이사 확산
"이사회 독립성 보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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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PwC 거버넌스센터는 29일 '거버넌스 포커스 제35호'를 통해 국내 기업 이사회를 위한 전문가 제언을 담은 '이사회 가이드' 세 번째 시리즈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호에서는 김화진 미시간대 법학전문석좌교수가 '이사회 의장, 누가 맡아야 할까'를 주제로 CEO와 이사회 의장 분리 모델의 한계와 대안을 제시했다.
한국ESG기준원 모범규준은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분리를 권고하고 있다. 상호 견제와 균형을 통해 기업 경영의 효과를 높이고 이사회의 경영진 감독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미국 S&P500 기업의 약 60%도 분리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다만 김 교수는 분리 모델을 모든 기업에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분리 모델은 견제와 균형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지배구조로 평가받아 왔다"면서도 "기업가치와의 상관관계에 대한 학술 연구 결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회사의 사업 내용과 소유구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기업이 분리 모델을 도입한 배경도 대부분 특정 상황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오너 부재, CEO에 대한 불신, 행동주의 주주 압박, 경영 위기, 기업 간 합병 등이 대표적 사례다.
실제로 애플은 창업자 부재 상황에서 아서 레빈슨 의장이 스티브 잡스 사후 팀 쿡의 CEO 선임을 주도하며 분리 모델을 구축했다. 포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빌 포드 회장이 앨런 멀럴리를 CEO로 영입하고 본인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공동 경영 체제를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
반면 국내 기업은 지배주주 중심 의사결정 구조가 강해 단순히 직위를 분리하는 것만으로는 실질적인 견제 기능이 작동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오너가 의장을 맡고 CEO의 독자적 권한이 제한적이거나, 오너가 CEO를 맡고 의장이 회의 진행 역할만 수행하는 경우에는 사실상 분리 모델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김 교수는 이사회 독립성을 높일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제시했다.
선임사외이사는 이사회 의장은 아니지만 사외이사들을 대표하는 역할을 맡는다. 주요 업무는 사외이사 회의 소집 및 주재, 사내이사·경영진과의 소통, 주주와 이사회 간 의견 전달, 위기 상황 발생 시 조정자 역할 등이다.
특히 이사회 의장이 사내이사인 경우 선임사외이사를 두면 이사회 내 논의 구조와 의사결정 과정에 변화가 생기고 독립적인 의견 그룹이 형성돼 실질적인 거버넌스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독일에서는 선임사외이사 제도가 투자 효율성과 영업 성과 향상으로 이어졌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국내에서는 금융회사가 금융사지배구조법에 따라 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지 않을 경우 선임사외이사를 의무 선임해야 한다. 비금융회사 역시 정관이나 이사회 규정을 통해 같은 제도를 도입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제도로 자리 잡고 있다. 2025년 기준 미국 S&P500 기업의 61%가 선임사외이사를 두고 있으며, 독립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지 않은 기업으로 범위를 좁히면 도입 비율은 91%에 달한다.
신왕건 삼일PwC 거버넌스센터장은 "이사회 독립성 제고 측면에서 CEO와 이사회 의장 분리는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도 "지난해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에 따르면 연결 자산 2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비율은 22%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분리 모델 도입이 어려운 기업은 선임사외이사 제도로 독립성을 보완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기업 상황에 맞춰 분리 모델 이행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