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보다 시장 참여 이끌 정책 설계 중요”
기업 투자·정부 지원·국민 인식 변화 ‘3박자’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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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아투데이 환경포럼' 종합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이행 방안과 각 산업계의 현실적인 딜레마를 공유하며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좌장을 맡은 손정락 카이스트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교수는 토론에 앞서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발표 초기에는 목표 달성 가능성에 우려가 컸으나, 정부의 지속적인 대책 마련으로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탄소중립은 정권이 세 차례 바뀌는 동안에도 이어진 국가적 과제인 만큼 이제는 발표가 아닌 '실제 이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승진 한국환경공단 기후환경본부 ETS정책지원부장은 "발전 부문 유상할당 비율이 2030년 50%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되는 만큼, 할당 대상 기업들은 저탄소 구조로 개편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철강 분야의 수소환원제철 도입, 시멘트 분야의 바이오매스 폐열 활용, 화석연료 보일러의 산업용 히트펌프 전환 등 산업별 특성에 맞는 감축 수단을 제시했다. 이어 "공단 역시 초기 LED·인버터 중심의 지원에서 최근 대규모 감축이 가능한 공정 전환 중심으로 지원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며, 정부 지원과 더불어 기업들의 자발적인 투자가 선행되어야 함을 피력했
한병주 한국수자원공사 에너지사업처 수열사업부장은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수열에너지의 활성화를 위해 재생열 공급 의무화(RHO)와 함께 초기 저항을 줄일 수 있는 보조금 등의 인센티브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공공기관들과 협력해 수열원과 폐열, 잉여 전력을 결합하는 '섹터 커플링'을 추진 중이며, 이를 통해 도시 단위의 재생열 공급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선업계를 대표해 참석한 이성원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 탈탄소선박연구소 열시스템연구실장은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중국과의 치열한 가격 경쟁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 실장은 "LNG 및 메탄올 추진선 시장에서 기술력은 우리가 앞섰지만 가격 경쟁력에 밀려 글로벌 발주를 중국에 많이 빼앗겼고, 암모니아 추진선도 비슷한 흐름이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글로벌 규제 지연으로 친환경 변화가 밀리는 상황에서, 기업 차원의 노력만으로는 상용화 속도를 내기 어렵다"며 "새로운 친환경 기자재 적용 선박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정부 차원의 정책적 뒷받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현태 LG에너지솔루션 ESS 상품기획·전략담당 상무는 글로벌 ESS 시장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의 딜레마를 짚었다. 그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LFP 기반 전환을 추진 중이지만, 여전히 삼원계(NCM) 중심인 국내 공급망 보호와 선진 기술 도입 사이에서 모순적인 고민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럼에도 2030년 소듐이온 배터리로 이어지는 흐름에 맞춰 차세대 선진 기술 생태계를 국내에 선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의식 전환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한 정부 차원의 홍보와 계도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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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태 LG에너지솔루션 상무는 "초전도체 상용화 이전에 직류(DC) 기반 전력 시스템 전환이 AI 산업의 핵심 변화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엔비디아가 제시한 800V DC 시스템처럼 고전압 DC가 도입되면 전력 손실과 발열 문제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전력 수요 급증과 에너지 효율 혁신이 동시에 진행되므로 현재 전력망이 과잉 설비가 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손 교수는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글로벌 흐름이자 대한민국의 생존이 걸린 중대한 과제"라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그러면서 "배출권거래제 유상할당 확대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 등으로 우리 기업들이 마주한 경제적 부담과 딜레마가 상당하다"고 진단하며, "이제 정부의 역할은 단순한 규제 적발에 그쳐서는 안 되며, 산업별 맞춤형 공정 전환 지원과 친환경 인센티브 제공 등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수열에너지와 같은 신기술 도입 과정에서 공공기관의 선도적 역할이 중요하듯, 민간 영역에서는 탄소중립을 실천했을 때 확실한 경제적 보상이 따르는 시장 친화적 생태계가 마련돼야 한다"며, "정부의 정교한 정책, 기업의 과감한 투자, 그리고 재생에너지의 특성을 이해하는 성숙한 국민 의식이 삼박자를 이룰 때 진정한 녹색성장이 완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