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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잡으려다… 양극화만 부추긴 ‘삼전닉스2X’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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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승인 : 2026. 06. 2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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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상장 한달 만에 시장 규모 15조원
거래대금 상위 10개중 7개 '반도체'
금감원 "회전율 200%까지 치솟아"
'투자리스크 분산' ETF 취지 흔들
"증권사만 이익 보는 구조" 지적
해외로 빠져나가는 서학개미 자금을 국내로 유턴시키고 환율 안정 효과를 기대하며 도입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본래 취지와 달리 국내 증시의 반도체 쏠림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일종목 상품뿐 아니라 반도체·인공지능(AI) 테마 ETF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핵심 편입 종목으로 담으면서 ETF 본연의 분산투자 기능이 약화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수요를 키우며 시장 쏠림을 심화시키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상장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의 순자산총액은 이달 22일 기준 16조1954억원으로 집계됐다. 시가총액은 15조6943억원에 달한다. 상장 한 달여 만에 시장 규모가 15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당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해외로 유출되는 투자 수요를 국내 시장으로 되돌리기 위해 도입됐다. 앞서 홍콩 증시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가 상장돼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됐다. 금융당국과 업계는 국내에서도 유사 상품을 출시해 투자 수요를 국내로 돌리고, 해외 투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외화 수요를 줄여 환율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2일까지 거래대금 상위 10개 ETF 가운데 7개가 반도체 관련 상품으로 나타났다.

특히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의 거래대금은 58조원으로, 코스피 대표 지수형 상품인 KODEX 200(52조원)의 거래 규모를 넘어섰다. 이어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37조4672억원),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33조2206억원),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23조4956억원) 등이 거래대금 최상위권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반도체 대표 종목에 대한 투자 수요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중심으로 집중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여러 종목과 자산에 분산 투자를 통해 위험을 낮추는 ETF의 본연의 기능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물론 일반 반도체·AI 테마 ETF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되면서 투자 자금이 특정 종목에 과도하게 집중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리스크 분산을 위해 여러 ETF에 나눠 투자하더라도, 실제로는 동일 종목에 대한 노출도만 높아지는 구조적 착시가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규모가 14조원을 넘어섰고 보유자의 약 92%가 개인투자자"라며 "회전율은 그나마 완화된 것이 130% 수준이고 심할 경우 200%까지 간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도한 회전매매로 증권사 수수료 수익만 늘어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며 "플레이어(개인)는 실익이 없고 장을 개설하고 운영하는 시스템(증권사)만 이익을 보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단일종목 ETF가 해외 자금 유턴과 환율 안정이라는 정책적 목적에는 일정 부분 부합했지만, 특정 종목 쏠림과 단기 매매를 부추기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내 투자 수요를 흡수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ETF가 분산투자 상품이라는 본래 성격보다 특정 종목의 방향성에만 베팅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측면이 강하다"며 "시장 규모 확대에 걸맞은 투자자 보호 장치와 리스크 관리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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