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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년의 잡초이야기-90] 그리운 어머니 생각 ‘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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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6. 2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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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비름 그림
비름
가뭄이 심해 걱정했는데 단비가 흠뻑 왔다. 비가 오고 난 뒤에는 '뒤돌아서면 잡초가 한 뼘 자라 있다'고 할 정도로 식물들이 엄청난 성장을 한다. 그래서 풀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정원 관리를 위해 제초작업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차마 뽑을 수 없는 야생초가 하나 있다. 바로 '비름'이다. 비름은 개비름, 비름나물, 참비름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식용으로 으뜸이다.

어렸을 적 유독 허약했던 나는 편식이 심해 어머님 속을 무척 썩였다. 가난한 살림살이로 끼니를 이어가기도 어려운데 보리밥은 입에도 안 대고 매일 반찬 투정을 했으니 늦게 얻은 외아들 걱정을 얼마나 많이 하셨을까.

그런데 내가 잘 먹는 반찬이 하나 있었다. 바로 고추장으로 비빈 고소한 '비름 무침'과 된장을 풀어 끓인 '비름 된장국'이었다. 밖에서 놀다 오면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하얀 연기와 마당을 가득 채운 된장국 냄새가 무척이나 좋았다.

정원 한구석에 소담스럽게 자리 잡은 '비름'을 쓰다듬으며 어머님 사랑을 떠올려 본다. 세월이 흘러 손주를 둔 할아버지가 됐지만 여전히 어머니 생각은 애틋하고 눈가를 촉촉하게 한다.

반백년이 지난 오늘 아침, 우리 집 마당에는 여전히 된장국 냄새가 가득하다. 밥집을 운영하는 아내가 손님맞이를 준비하고 있다. 오늘 저녁 식탁에선 비름 된장국을 만나고 싶다. 아내의 밥상에서 어머니의 손맛을 느껴보고 싶다.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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