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MBK 10년, 홈플러스의 몰락] 책임론 커지는데… 자금투입 대신 채권단 지원 요구한 MBK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629010009838

글자크기

닫기

이선영 기자

승인 : 2026. 06. 28. 17:59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2> 채권자에 책임전가하는 MBK
법원, 2000억 추가 자금조달안 요구
MBK, 메리츠에 긴급운영자금 요청
메리츠 "대주주 보증 전제 절반 지원"
회생 국면 책임 공방 장기화 가능성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를 둘러싸고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에 이달 30일까지 2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 조달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가운데 MBK는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에 추가 자금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메리츠금융은 김병주 MBK 회장의 보증 등 최대주주가 먼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MBK의 경영 실패로 회생 절차에 들어간 기업을 살리기 위해 오히려 채권자들의 피해가 커지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지난 10년간 홈플러스의 경영권을 행사해 온 MBK가 회생 국면에서는 책임 있는 자금 투입보다 채권단의 지원을 우선 요구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MBK와 김병주 회장은 홈플러스 인수 이후 지속적으로 대표이사를 보내며 경영을 맡아왔는데, 경영책임을 지는 모습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법원이 요구한 홈플러스에 대한 2000억원 추가 자금 조달 확보 방안을 두고 MBK와 메리츠금융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가 청산 위기에 내몰린 배경으로 MBK의 경영 실패를 지목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MBK가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대표이사 선임과 이사회 운영에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MBK는 홈플러스 인수 이후 김상현 전 P&G 아세안 총괄사장, 임일순 전 사장, 이제훈 전 카버코리아 사장 등을 잇달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지난 2024년부터는 조주연 대표와 함께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특히 이사회에는 MBK 측 인사가 대거 참여하며 영향력을 행사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직후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박태현 전 대표, 민병석 최고운영책임자(COO), 차영수 부사장, 김정환 부사장 등 MBK 핵심 인사들이 기타비상무이사에 일정 기간 이름을 올렸다. 김병주 회장 역시 2015년 10월부터 2021년 5월까지 기타비상무이사를 지냈다. 김광일 부회장은 2015년부터 2024년 1월까지 기타비상무이사를 지낸 뒤 대표이사에 선임되면서 사내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업계에서도 홈플러스의 이사회 면면을 봤을 때 MBK의 영향력이 컸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도 최대주주인 MBK가 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MBK는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에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을 요청했다. DIP 금융은 회생절차를 밟는 기업이 영업을 지속하기 위해 받는 운영자금이다.

메리츠금융은 이 가운데 10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MBK와 김병주 회장의 보증이 전제돼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메리츠는 주주서한을 통해 대주주 보증 없이 거액의 신규 대출을 실행하는 것은 주주충실의무 등에 비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서 어떠한 타협이나 양보도 하지 않겠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나 MBK는 조건이 현실적으로 실행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사실상 대출을 거부한 것과 다름없다고 반박했다. MBK는 이미 홈플러스 투자금 2조5000억원을 전액 손실 처리했고, 지금까지 약 4000억원을 지원한 만큼 주요 채권자인 메리츠금융도 적극적으로 정상화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홈플러스를 청산할 경우 메리츠금융이 5000억원의 이익을 볼 수 있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메리츠금융은 MBK가 홈플러스 투자펀드를 통해서 1조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만큼 보증 여력이 없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김병주 회장이 포브스 선정 한국 부자 2위로 약 14조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메리츠금융은 MBK가 주장한 4000억원 지원 가운데 상당수는 지급보증에 불과했고, 회생 이후 실제 현금 투입은 김병주 회장의 400억원 증여뿐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도 최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종우 남서울대 교수는 "메리츠는 홈플러스에 돈을 빌려준 채권자일 뿐인데 추가 자금까지 부담하라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지난 10년간 홈플러스의 경영은 MBK가 해왔던 만큼 최대주주가 먼저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단순히 2000억원의 DIP 금융만으로는 홈플러스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대주주의 책임 있는 자금 투입과 새로운 전략적 투자자(SI)를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회생지속 가능성은 궁극적으로 얼마가 소요될지 모르는 DIP금융 보다는 정상적인 운영을 할 수 있는 SI를 찾을 수 있는지에 성패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익스프레스도 주인이 되는 하림그룹이 대주주로서 물품공급대금에 대해 지급보증을 하는 등 무한책임을 지면서 매출이 일부 회복되고 있다"며 "홈플러스도 대주주의 구매대금 보증 등 무한책임하에 영업정상화를 유지하면서 제대로 된 SI를 찾는데 주력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덧붙였다.
이선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