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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상품에서 스토리로…금융사 광고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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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종일 기자

승인 : 2026. 06. 3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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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채종일 기자
"광고 기획자 보너스 진짜 조회수 만큼 줘야한다"

KB금융그룹이 만든 '하늘같은 든든함, 아버지' 광고에 달린 댓글입니다. 이 영상에는 무려 11년이 지난 지금도 꾸준히 많은 사람들의 소감이 달리고 있습니다. "기획자 상 줘야 한다", "광고 이상의 광고다", "인공눈물 없을 때마다 보는데 오늘도 효과 만점이었다" 등의 내용이죠.

영상에서는 어린 자녀를 둔 젊은 아버지들에게 아이의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사진은 몇 장이나 갖고 있는지, 마지막으로 사랑한다고 말한 게 언제인지 등의 질문을 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들은 웃음꽃을 피우며 설문지에 답을 써 내려갔죠. 하지만 질문의 대상만 아버지로 바꿔 다시 묻자 표정이 굳고 쉽사리 답을 써 적지 못하는 모습이 나왔습니다. 이윽고 각 출연자의 아버지가 등장해 자녀와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을 털어놓는 장면이 이어지면서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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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이 만든 '하늘같은 든든함, 아버지' 광고 영상 캡처./KB금융그룹 유튜브
이처럼 사람들을 머물게 하고, 다시 찾아오게 만든 것은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 연예인 광고가 아니라 스토리텔링이었습니다. 최근엔 금융사들의 광고·마케팅 전략이 단순한 상품·서비스 홍보에서 벗어나 콘텐츠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돈을 내고 광고를 없애는 시대에 단순한 상품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무시당하기 일쑤입니다. 기껏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서 만들어도 외면당하고, 임팩트도 없어서 쉽게 잊혀지기도 합니다. 반면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을 활용하면 앞서 KB금융의 사례와 같이 브랜드를 오래 각인시키는 동시에 긍정적인 이미지까지 심어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콘텐츠가 SNS를 통한 바이럴 등으로 빠르게 확산된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지난 4월 하나금융그룹이 2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하나 유니버스: 손님을 향한 진심, 그 하나를 위해' 영상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강호동, 손흥민, 안유진, 임영웅, 지드래곤 등 정상급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 데다 코미디 영화 '롤러코스터'를 패러디한 재치 있는 구성까지 더해지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우리은행에서도 지난 3월에 유튜브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충주맨' 김선태씨와 합작 영상을 촬영하면서 온·오프라인에서 큰 관심을 받기도 했죠.

금융사들도 콘텐츠 광고의 파급력을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숏폼의 확산으로 콘텐츠가 소비되고 공유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금융 마케팅에서도 스토리텔링의 힘이 한층 커졌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금융의 이미지를 깨부수고, 부드럽고 친숙한 이미지를 통해 소비자들이 금융 브랜드에 더 쉽게 다가가도록 하는 데 있어 콘텐츠 광고 마케팅 방식이 가장 효과가 뛰어나다는 판단이죠. 이를 통해 젊은 고객층과의 접점을 넓히고, 동시에 다른 금융사와의 차별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상품 판매를 앞세운 광고는 소비자가 피하고 싶은 대상이 됐지만, 사람들의 마음에 다가가려는 콘텐츠는 스스로 찾아보고 기억하는 대상이 됐습니다. 이제 금융사들의 마케팅 경쟁력은 광고를 얼마나 많이 노출하느냐가 아니라 소비자의 시간을 얼마나 오래 붙잡고, 브랜드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각인시키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결국 오늘날 가장 좋은 광고는 역설적으로 광고처럼 느껴지지 않는 광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채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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