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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년 밥상의 시간 여행…국립중앙박물관 ‘우리들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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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6. 06. 3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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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탄 볍씨부터 박수근 그림까지…684점으로 읽는 K-푸드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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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 전경. /사진=전혜원 기자
"식사하셨어요?"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은 누구나 한 번쯤 건네고 들어봤을 이 익숙한 인사로 시작된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관람객은 자신의 식탁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매일 반복되는 '밥 한 끼'가 삼천 년을 이어온 문화와 삶의 기록이라는 점을 고고학, 역사, 미술, 민속 자료를 통해 풀어낸다.

7월 1일부터 10월 25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한국 식문화를 종합적으로 조명한 국립중앙박물관 최초의 특별전이다. 51개 기관과 개인 소장가가 참여해 488건 684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보물 5점과 국가민속문화유산 2건도 포함됐다. 전시는 '삶과 함께 한 우리 밥상'과 '자연이 빚은 우리 밥상' 두 개의 주제로 한국인의 식문화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전시장 초입에서는 청동기시대 여주 흔암리에서 출토된 불탄 볍씨가 관람객을 맞는다. 한반도에서 벼농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유물로, 쌀 중심의 식문화가 형성된 과정을 보여주는 출발점이다. 이어 백제 무령왕릉 출토 숟가락과 젓가락, 19세기 말 상차림 규칙을 담은 '반상식도', 다양한 조리서 등을 통해 시대별 밥상 문화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여주 흔암리 출토 볍씨
여주 흔암리 출토 볍씨. /국립중앙박물관
눈길을 끄는 전시는 3~4세기 부산 기장군 고촌리에서 출토된 목제 도마와 박수근의 1952년작 '도마 위의 굴비'를 나란히 배치한 공간이다. 약 1700년의 시간을 사이에 둔 유물과 회화를 함께 전시해 밥상을 준비하는 일상의 연속성을 보여준다.

풍속화가 담아낸 식사 장면도 이번 전시의 주요 볼거리다. 김홍도의 '주막'에서는 패랭이를 쓴 나그네가 사발을 기울여 마지막 밥알까지 긁어 먹는 모습이 생생하게 표현됐다. '새참'과 김득신의 '강가에 모여 먹고 마시다'는 들판과 강가에서 음식을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조선시대 다양한 식사 풍경을 전한다. 성협의 '고기굽기'는 번철을 둘러싸고 고기를 구워 먹는 장면을 담아 오늘날 회식 문화와도 닮은 모습을 보여준다.

김득신
김득신의 '강가에 모여 먹고 마시다'. /국립중앙박물관
2부에서는 계절과 자연이 만든 우리 식문화를 조명한다. 허균의 '도문대작'은 유배지에서 전국의 별미를 기록한 17세기 미식 기록으로 소개된다. 경주 서봉총 출토 해산물 항아리와 천마총에서 발견된 조류 알, 변상벽의 '닭과 병아리' 등은 해산물과 육류, 보양식 문화의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품이다.

메주의 원형으로 추정되는 3~5세기 불탄 콩 덩어리와 청동기시대 불탄 들깨, 고려시대 꿀이 담긴 청자 매병 등은 한국 식문화의 핵심인 발효와 양념의 역사를 보여준다. 전시장 곳곳에는 밥 짓는 소리와 조리 영상, 의성어·의태어 등을 활용한 연출을 더해 음식 없이도 식문화를 입체적으로 전달한다. 배우 류수영의 음성 해설과 식문화 전문가들의 인터뷰 영상도 함께 마련됐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박물관이 밥상을 전시 주제로 삼는다는 것은 K-푸드의 뿌리이자 우리가 매일 너무 당연하게 마주해 온 삶의 가장 가까운 풍경을 다시 보자는 제안"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의 밥상이 이 땅의 자연과 밥을 하늘로 여겨온 옛사람들의 노력 위에 있다는 것을 느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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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 전경. /사진=전혜원 기자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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