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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당제약은 올해 상반기 경구용 비만·당뇨 치료제 기대감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정상에 올랐던 '황제주'였습니다. 올 초 20만원대였던 주가는 일본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공동개발 계약,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계약, 유럽 10개국 독점 라이선스 계약 등 잇단 공시에 힘입어 3월 말 123만300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그러나 회사가 내세운 기술력과 기대 매출이 검증 과정에서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석 달 만에 주가는 고점 대비 약 82% 빠졌습니다. 이 같은 '삼천당제약 사태'는 코스닥 제약바이오 섹터 전체의 신뢰도 문제로 번졌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기관 투자자들의 이탈도 가시화됐습니다. 한때 대부분의 바이오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편입했던 삼천당제약은 1일 기준 어디에도 담겨있지 않습니다. 시가총액 5조원대의 코스닥 15위권 기업임에도 이를 분석하는 증권사가 3월 이후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운용역의 자율 판단으로 종목을 편입하는 액티브 ETF가 일제히 발을 뺐다는 건 시장에서는 전문 투자자들이 해당 종목의 리스크를 크게 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선임된 조철래 사외이사는 증권감독원과 금융감독원에서 33년간 근무한 금융·공시 전문가입니다. 기업공시국장, 특별조사국장, 금융감독 옴부즈만을 두루 거치며 공시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조사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이사회가 추천 사유로 제시한 점도 자본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와 법률적 식견이었습니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행에 따르면 법률가나 의료계 교수, 회계사 등이 사외이사로 주로 선임되지만 금감원 공시 전문가를 영입한 배경을 두고 시장에서는 공시 신뢰 회복과 내부통제 강화에 무게를 둔 인사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선임 시점이 묘하게 맞아떨어진다는 점도 시장의 시선을 끕니다. 금감원은 지난 4월 '제약바이오 공시 종합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습니다. 최근 제약바이오 공시 논란이 TF 출범의 배경 중 하나로 꼽힙니다. TF 논의를 마무리한 듯한 금감원은 이달 중 공시 개선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가이드라인에는 그간 총액으로 한 번에 공시되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신약 개발 단계에 따라 나눠 공시하도록 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가이드라인이 법적 강제 사항이 아닌 만큼 회사가 얼마나 잘 따르느냐가 관건입니다.
회사는 이번 선임이 공시 제도 변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삼천당제약 측은 회사 규모에 비해 홍보와 법무 기능이 부족하다는 주주들의 지적에 따라 내부 체계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이번 선임을 추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회사는 현재 대외협력팀과 법무팀 조직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사외이사의 감사·자문 기능을 강화해 대외 소통 체계를 보완하겠다는 설명입니다.
이번 계기로 제약바이오 업계 사외이사 구성에도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옵니다. 그간 제약바이오 산업은 당장의 가시적 성과보다 미래 기대감을 바탕으로 성장해왔습니다. 실적보다 가능성으로 투자자를 끌어모아야 하는 구조적 특성상 계약 규모나 미래 성과를 부풀린 공시와 보도자료가 반복돼 신뢰도 악화라는 지적이 이어져 왔습니다. 금감원 역시 이를 인지해 TF에 업계 전문가들을 함께 참여시켜 현장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투자자 보호와 기업 현실을 반영한 개선된 가이드라인이 마련된다면, 공시 전문성과 규제 대응 역량을 갖춘 인사를 이사회에 두려는 움직임이 확산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인사가 단순한 사외이사 선임에 그칠지, 공시 문화와 내부통제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이달 발표될 금감원 가이드라인 이후 삼천당제약의 후속 행보에서 확인될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