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연금 재설계… CIB 협업 강화
안정적 이익 기반 수익성 제고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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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 대한민국 대표 금융그룹으로서 고객 기반 확대와 펀더멘털 강화에 집중해 온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범접할 수 없는 차별화된 경쟁력 찾기에 나선다. 이를 위해 미래 3년간 실현해 나갈 리딩금융 전략도 재정비했다.
은행에서 자본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를 위기가 아닌 그룹의 자산관리·운용 역량을 키울 기회로 활용하고, 생산적 금융 확대 흐름에 맞춰 CIB(기업금융)와 중소기업 금융의 외연도 넓히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은행의 안정적인 이익 기반에 증권·보험·자산운용 등 비은행 계열사의 역량을 결합해 그룹 전체의 수익성과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양종희 회장의 이 같은 전략은 고객의 자산과 금융거래가 KB금융 안에 더 오래 머물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차기 회장 인선 절차가 본격화된 상황에서 향후 3년의 성장 청사진까지 제시한 만큼, 양 회장의 연임 가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10일과 11일 양일간 경남 사천 KB인재니움 연수원에서 하반기 그룹 경영진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양종희 회장을 비롯한 지주·계열사 경영진 2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앞으로 3년(2027~2029년) 그룹의 중장기 경영전략 방향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자본시장 성장과 머니무브, 디지털 생태계 변화, 생산적 금융 확대 등 금융산업 이슈를 공유하고 시장 주도권 선점을 위한 방안들을 수립했다.
이날 양종희 회장은 "금융그룹의 존재 이유와 가장 큰 경쟁력은 고객에게 종합적인 금융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고객의 재무활동이 KB에서 많이 머물도록 초개인화 맞춤형 상품·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중장기 경영전략의 5가지 핵심 의제를 제시했다. 우선 WM과 연금 사업 모델을 전면 재설계하고, 보험 비즈니스와 투자운용 역량도 선진화해야 한다고 짚었다. 자산관리 수요 증가와 퇴직연금 시장 확대에 맞춰 그간 은행 PB 중심이었던 사업 구조를 은행·증권·보험 등 통합 자산관리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여기에 시장 환경 악화로 실적 변동성이 커진 보험사의 수익 안정성을 높여,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비은행 수익원을 만들겠다는 구상도 담겼다.
또 다른 성장전략은 기업금융이다.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맞춰 중소법인에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로 고객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그룹 CIB·자본시장 부문의 협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기업대출과 모험자본 공급을 통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한 뒤 이를 CIB 거래로 연결해, 단순 대출 공급을 넘어 투자·자문·인수합병(M&A) 등 계열사 간 협업이 가능한 기업금융 거래로 확장시키겠다는 것이다.
양 회장은 이들 의제를 구체적인 사업 과제로 연결해 고객 자산과 금융거래가 KB금융 안에서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종합금융 체계를 한층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1기 체제에선 고객 기반을 넓혀 상품 판매와 거래 규모를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고객 한 명과 맺는 거래의 밀도를 높여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특정 계열사에 머물던 고객을 은행·증권·보험·자산운용을 아우르는 그룹 공동 고객으로 전환함으로써, 계열사 간 시너지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시각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펀더멘털 강화를 통해 앞으로는 영업수익과 순이익 등 재무적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양 회장이 사상 최대 실적을 잇달아 경신하며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고도 전략 재정비에 나선 건 단기 성과에 머물지 않고 지속가능한 수익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1분기 비은행 순익 확대를 이끈 증권 부문은 브로커리지 수수료 등 시장 상황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큰 데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등 보험 계열사 실적은 전년보다 다소 부진했다. KB금융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글로벌 금융사와 견줄 만한 경쟁력을 갖추려면 기존 고객과의 거래를 확대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이익 기반을 넓혀 그룹 전반의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워크숍이 KB금융의 중장기 경영 방향성을 보여준 자리였다는 점에서 양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리딩금융 수성과 밸류업 성과에 더해 향후 3년의 중장기 전략까지 제시하면서, 차기 회장 인선 과정에서 안정적 리더십과 미래 성장전략을 동시에 갖춘 후보라는 점이 부각된다는 평가다. 실적 역시 긍정적이다. 올해 상반기 KB금융의 실적 전망치는 약 3조7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0%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