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호르무즈 남북 항로 분리안 제안, 카타르 중재 가동
전 항로 개방·농축우라늄, 타결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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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자국이 승인한 항로 이용을 요구하고, 미국은 모든 수로의 자유롭고 안전한 통항을 압박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보복 경고를 주고받으며 상대방을 압박하고 있다.
오만의 호르무즈 해협 남북 항로 분리안과 카타르·파키스탄의 중재가 가동되고 있지만, 호르무즈 관리권과 이란의 농축우라늄 처리가 60일 협상의 핵심 장애물로 남았다.
◇ 이란, 오만 남부 항로 선박도 공격 위협…호르무즈 통항 급감
현재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이 통제하려는 북부 항로와 미군이 일부 선박의 통항을 지원하는 오만 영해의 남부 항로로 사실상 나뉘어 있다. 이란은 자국 영해를 지나는 선박에 사전 승인을 요구하면서 오만 해안을 따르는 남부 항로도 이란의 통제 밖에서 운항할 경우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7일 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 관련 유조선 등 선박 3척이 공격받자, 미군은 8~9일 이란 내 약 170개 표적을 타격했다. 이에 이란은 쿠웨이트·바레인·카타르와 요르단을 향해 탄도미사일과 드론으로 맞대응했다. 이후 10일과 11일 새로운 공격이 보고되지 않았지만, 선박 운항은 정상화되지 않았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대부분 선주가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걸프만 진입과 이탈을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선박은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채 야간에 오만 항로 통과를 시도해 실제 통항 규모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2월 28일 전쟁 발발 전 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5분의 1이 이 해협을 지났지만, 지금은 항로 선택 자체가 선주·용선사·보험사·선원의 공동 위험 판단에 달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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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근본적 이견은 지난달 18일 발효된 종전 양해각서(MOU) 5항에 집중돼 있다. 다만 양측의 분쟁은 미국의 공습과 제재 복원을 둘러싼 1·2·9·10항 이행 문제와 이란의 농축우라늄 처리로 확대됐다.
미국은 5항이 이란에 기뢰 제거와 안전 항행 보장 의무를 부과한다고 본다. 반면 이란은 자국이 오만 등 연안국과 해상 서비스와 관리 방식을 협의하도록 한 문구가 해협 관리 권한을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은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 개방하고, 민간 선박 공격을 중단하며 통행료도 부과하지 않겠다고 공개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미국 고위 관리는 이란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미국이 먼저 MOU를 무너뜨렸다고 맞섰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미국의 신규 제재가 최종 합의 전 추가 제재를 금지한 9항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이란산 원유 수출 허가 철회가 MOU 10항 위반이며 미군 공습도 군사행동을 금지한 1·2항을 어겼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이란의 선박 공격이 선행 위반이므로 제재 복원과 군사 대응이 정당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5항의 모호한 문구가 안전 항행 의무와 주권적 관리 권한이라는 상반된 논리의 근거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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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 이란이 자신을 암살하거나 암살을 시도하면 이란을 겨냥한 미사일 1000기와 추가 수천기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명령이 이미 내려졌으며 미군이 1년간 이란 전역을 궤멸(decimate)시키고 파괴할 준비를 갖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경고가 트럼프 대통령 사망과 동시에 자동 실행되는 것은 아니다. AP통신은 미국에 대통령 사망을 감지해 공격을 개시하는 '데드맨 스위치(dead man's switch)'가 없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망하면 헌법 수정 제25조와 대통령 승계법에 따라 J.D. 밴스 부통령이 즉시 대통령직과 군 통수권을 승계한다.
대통령직을 승계한 밴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따를 수도 있지만, 공격을 취소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 안보 저술가 개릿 그래프는 최종 결정이 후임 대통령에게 달려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사전 명령이 법적으로 자동 집행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즉각적인 군사계획이라기보다 이란의 암살 시도를 전쟁 행위로 규정하고 보복 의지를 극대화해 억지력을 높이려는 정치·군사적 경고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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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11일 부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가 끝난 뒤 공개된 서면 메시지에서 복수가 "국민의 요구"이며 반드시 실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나 다른 고위 관리의 생존 여부와 관계없이 복수가 이뤄질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대상과 방식,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장례 현장에서는 반미·반이스라엘 구호와 트럼프 대통령 살해를 요구하는 문구가 등장했다. 이는 대규모 장례 행렬을 체제 결속과 대미 강경론의 기반으로 활용하려는 이란 지도부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다만 모즈타바의 실제 지도력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는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 공습에서 안면 손상 등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3월 8일 최고지도자에 오른 뒤 새 사진·영상·음성 기록을 공개하지 않았다. 부친 장례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혁명수비대가 국가 통제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고지도자의 장기 공개 부재가 체제의 약점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대의 알리 안사리 근현대사 교수는 로이터에 "후계자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카리스마 있는 승계를 이룰 수 있겠느냐"며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모즈타바의 복수 선언은 강경 노선을 드러낸 것이지만, 그의 건강과 실제 의사결정 구조가 불투명해 구체적인 군사 행동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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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은 해협을 오만 영해의 남부 항로와 이란 영해의 북부 항로로 나누는 중재안을 마련했다. 남부 항로는 전쟁 이전처럼 자유 항행을 보장하고, 북부 항로는 이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는 구상이다. 미국 CNN방송이 전한 초안에는 통행료가 없지만,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한 오만의 별도 구상에는 서비스료 부과 가능성이 포함돼 최종 설계는 확정되지 않았다.
아라그치 장관과 사이드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은 실무·정치 차원의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지만, 이란은 모든 항로의 자유 통항을 보장한다는 공개 약속을 내놓지 않았다.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카타르가 이란·오만·국제해사기구(IMO)가 통항 상황을 매일 공유하는 임시 감시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 구상은 MOU 협상 시한인 8월 16일까지 우발적 충돌을 막으려는 장치지만, 미국이 이란의 해협 관리권을 인정하지 않는 만큼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카타르와 파키스탄은 공동 통화와 간접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스위스 추가 협상도 거론되지만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호르무즈 문제를 넘어서면 이란 농축우라늄이 더 큰 장벽이다. 미국은 이란이 지하 시설에 보관한 농축우라늄의 통제권을 넘기지 않으면 최종 핵합의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관리들이 핵합의 가능성을 갈수록 낮게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에서 기본적인 안전 통항조차 합의하지 못하면 더 복잡한 핵 프로그램 제한과 제재 완화를 60일 안에 타결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 쟁위험 보험료, 선체 가액 2~6%…통항 선원 임금, 평소의 2~3배
FT는 협상 지연의 비용이 해운 현장에 즉각 반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FT가 취재한 해운업계 임원과 자문역 7명에 따르면, 선박은 출항 24~36시간 전 미국 해군항행협력지원단(NCAGS)에 통항 계획을 알리고 항로 좌표와 최신 보안·기뢰 정보를 받았다.
미군은 오만 영해의 남부 항로를 이용하는 선박에 공중 엄호를 제공했다. 선박은 6~7시간의 통항 동안 30분마다 위치를 보고하고 지정 경유점을 지날 때마다 운항 상황을 알렸다. 대부분 선원은 통항 여부를 선택할 수 있었지만, 일부는 동의 압박을 받았다. 통항을 거부한 선원은 교체됐고, 동의한 선원에게는 평소 임금의 2~3배가 지급됐다고 FT가 전했다.
보험중개업체 마시리스크(Marsh Risk)의 마커스 베이커 글로벌 해상보험 책임자는 전쟁위험 보험료가 위기 정점 때 선체 가액의 7~8%까지 올랐다가 휴전 뒤 약 2%로 떨어졌으며 최근 다시 2~6%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에너지시장 정보업체 S&P글로벌 에너지의 짐 버크하드 부사장 겸 원유시장 조사 책임자는 AP통신에 호르무즈의 미래가 개전 당시보다 더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이란은 해협 관리권을 놓지 않고, 미국은 정상 항행을 복원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FT에 신뢰 회복의 조건을 "선박이 공격받지 않는 것"이라고 압축했다. 오만의 항로 분리안과 국제 감시 장치가 작동하더라도 실제 선박 공격이 멈추지 않으면 협상과 정상 운항은 모두 복원되기 어려워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