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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피하지 말고 답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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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7. 1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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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캡처 2024-01-07 092216
김성환 문화부장
2년 전에도 시끄러웠다. 당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막 선임된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홍 감독 선임을 주도한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발전위원장이 국회에 불려 나와 감독 선임 과정과 협회 운영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그 장면의 잔상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 같은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오는 22일 비슷한 이유로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를 열기로 하고 이들을 다시 핵심 증인으로 채택했다.

그동안 한국축구는 뒷걸음질 쳤다. '홍명보호' 출범 당시 23위였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북중미 월드컵 직전 25위로 밀렸고, 조별리그 탈락 이후에는 32위까지 추락했다. 팬들의 신뢰는 회복되지 않았고 한국축구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도 여전히 차갑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운 대가가 이토록 크다. 국회에서 시작한 홍명보호는 이제 국회에서 끝날 판이다.

승패가 갈리는 스포츠에서 패배는 피할 수 없는 결과다. 강팀도 무너질 수 있다.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전차군단' 독일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남미의 전통 강호' 우루과이 역시 인구 50만명의 아프리카 섬나라 카보베르데에 밀려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도 객관적 전력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덜미를 잡혀 32강 진출이 좌절됐다.

문제는 패배가 아니라 패배 이후의 태도다. 마르셀로 비엘사 우루과이 감독은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후 사퇴 기자회견에서 약 2시간 동안 자신의 판단이 왜 실패로 이어졌는지 설명했다. 쏟아지는 질문을 피하지 않았다. 한국축구의 '리더들'은 진실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려는 노력 없이 '책임'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 아래 '도망'가기 바빴다. 홍 전 감독은 멕시코 현지 기자회견에서 2분도 채 되지 않는 사퇴 입장문만 읽고 질문도 받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귀국 이틀 만에 미국 자택으로 향했다. 13년 이상 대한축구협회를 이끌던 정 전 회장 역시 지난 6일 '조용히' 사임서를 제출하고 떠났다. 최근 캄보디아 프로축구 무대로 자리를 옮긴 이 전 기술위원장을 향해서는 '도피성 취업'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희생양이 되라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의 과정과 결과를 설명하는 것이 리더가 감수해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자 자리의 무게라는 얘기다. 무엇을 잘못 판단했고 왜 실패했는지,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바꿀 것인지를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한국축구는 K-축구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며 개혁을 선언했다. 제대로 된 개혁은 정확한 진단에서 시작된다. 진단의 출발점은 실패의 당사자들이 국민 앞에서 진실을 설명하는 일이다. 이번 청문회만큼은 책임을 회피하는 자리가 아니라 국민이 납득할 답을 내놓는 자리가 돼야 한다. 홍 전 감독이 출석 의사를 밝힌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정 전 회장과 이 전 기술위원장은 청문회를 1주일 앞두고도 출석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출석이 의무지만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책임 있는 설명이야말로 추락한 한국축구를 정상 궤도에 올리는 첫걸음이니 청문회에 출석하시라. 나와서 어떤 질문이든 피하지 말고 답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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