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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나비엔은 집 안으로, 귀뚜라미는 공장으로…난방기업의 여름 체질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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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6. 07.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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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나비엔, 환기청정 사업 강화
공공·상업시설 등 시장 확장세
산업용 냉동공조 키운 귀뚜라미
계열사 M&A 통해 기술력 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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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달력에서 여름은 더 이상 빈칸이 아니다."

난방 수요가 줄어드는 6월부터 8월까지가 보일러 업체들의 전통적인 비수기였다. 하지만 이제는 제습기와 환기청정기, 에어컨을 앞세워 소비자를 공략하는 또 하나의 성수기가 되고 있다. 가정용 제품을 넘어 반도체 공장과 원자력발전소, 선박 등에 들어가는 산업용 냉동공조 설비까지 시야를 넓히면 보일러 기업의 여름 사업은 더욱 커진다. 국내 보일러 업계를 대표하는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도 난방기업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벗고 있다.

다만 두 회사가 여름을 공략하는 방법은 다르다. 경동나비엔이 가정 안의 온도·습도·공기질을 통합 관리하는 생활환경 솔루션으로 확장한다면, 귀뚜라미는 소비자용 에어컨과 산업용 냉동공조 계열사를 양축으로 삼는다.

◇보일러 기술을 '집 안의 공기'로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서탄공장 확장에 약 4300억원을 투자해 환기청정기 생산 규모를 연간 200만대 수준에서 439만대까지 늘리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기존 보일러와 온수기 수요뿐 아니라 새로 진출하는 냉난방공조 제품의 생산 기반을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의 여름 전략을 대표하는 제품은 '제습 환기청정기'다. 외부 공기를 걸러 실내로 들이고 오염된 공기를 배출하는 환기 기능에 공기청정과 제습 기능을 결합했다.

경동나비엔은 2006년 환기 시스템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2019년 공기청정 기능을 더한 환기청정기를 출시했다. 2025년에는 습도 관리 기능까지 갖춘 제습 환기청정기를 내놓으며 사업 범위를 넓혔다. 보일러를 통해 축적한 열교환·온도 제어 기술을 실내 공기질과 습도 관리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하지만 최종 목적지는 환기청정기 한 제품의 판매 확대가 아니다. 회사는 보일러와 온수기뿐 아니라 히트펌프, 냉방, 환기청정기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글로벌 생활환경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제품별로 흩어진 난방·온수·수면·주방·공기질 기능을 하나의 주거환경 시스템으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사업 영역도 가정을 넘어 공공시설로 넓어지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올해 서울 중구의 스마트쉼터 20곳에 제습 환기청정기를 설치했다. 앞서 서울시 미세먼지 프리존 쉼터와 강남구 그린 스마트쉼터에도 환기청정기를 공급했다. 일반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공·상업시설을 대상으로 한 시장까지 시험하는 셈이다.

◇창문형 에어컨 뒤에 숨은 냉방사업
귀뚜라미의 소비자용 여름 제품은 창문형 에어컨이다. 회사는 2025년형 제품에 듀얼 인버터 압축기와 제습, 자동 건조, 원격제어 등의 기능을 적용했다. 올해 4월에도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얼리버드 판매 행사를 열어 냉방기기 선구매 수요를 공략했다. 보일러 브랜드로 구축한 소비자 인지도와 유통망을 여름 가전 판매에 활용하는 전략이다.

그러나 귀뚜라미의 여름 사업을 창문형 에어컨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그룹 차원에서 보면 가정용 에어컨보다 산업용 냉동공조 사업의 비중과 범위가 훨씬 넓기 때문이다.

귀뚜라미그룹의 냉방공조 계열사에는 귀뚜라미범양냉방, 신성엔지니어링, 센추리, 귀뚜라미냉동기계 등이 있다. 이들 회사는 냉각탑과 냉동기, 공조기, 클린룸 설비 등을 만들어 반도체 공장과 원자력발전소, 선박, 해외 플랜트 등에 공급한다. 가정의 작은 방을 식히는 창문형 에어컨부터 대규모 산업시설의 열을 낮추는 설비까지 하나의 그룹 안에 들어 있는 구조다.

이 같은 포트폴리오는 단기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귀뚜라미는 2006년 귀뚜라미범양냉방을 인수하며 냉방공조 사업에 첫발을 내디뎠고, 2008년 신성엔지니어링을 인수했다. 2009년에는 화인텍센추리와 대우일렉트로닉스 에어컨 사업부문을 인수하며 냉방공조 사업을 확대했다. 보일러에서 출발했지만 인수·합병을 통해 냉방과 산업용 공조 사업을 장기간 축적해 온 셈이다.

한편 두 회사의 여름 제품은 단순한 계절 상품이 아니라 보일러 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국내 보일러 보급률이 높아지고 교체주기가 길어지는 가운데, 기존 난방사업만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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