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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열풍에 中 금융 기업들 기로] ④ 경제 회생 애물단지 신탁회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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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6. 07. 1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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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은행 등보다 더 열악
규모도 불만족스러운 상황
부동산 산업에 발목 잡혀 곤혹
중국의 신탁 산업 역사는 예상 외로 상당히 길다. 개혁, 개방 정책이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이듬해인 1979년 10월 4일에 붉은 자본가로 유명했던 룽이런(榮毅仁) 전 국가부주석의 주도로 중국국제신탁투자공사(현 중신中信그룹)가 업계 사상 최초의 업체로 출범했으니 거의 반세기의 역사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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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신탁 산업도 상당한 위기 국면이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한 회계법인의 보고서. 파산이 일상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해야 한다./징지르바오.
하지만 오랜 역사와는 달리 산업의 발전은 더뎠다고 할 수 있다. 우선 규모를 살펴보면 진짜 그렇다고 해야 한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의 매출액이 보험 산업의 60분의 1 정도인 1000억 위안(元·22조원)에 불과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0.1%도 채 되지 않았다.

업체 수 역시 글로벌 G2 의 경제력을 감안하면 아주 소박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겨우 67개에 지나지 않는다. 경쟁력이 취약한 것은 불문가지의 사실이라고 단언해도 괜찮다. 위기에 자주 노출되는 것 역시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사실상 파산에 직면한 업체들의 비극적 사례들을 살펴보면 이 단정이 정확한 것이라는 사실은 바로 확인이 된다. 때는 지난 2021년 하반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국 GDP의 25%를 담당한다는 부동산 산업을 선두권에서 이끌던 거대 공룡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는 무려 2조4000억 위안 규모의 어마어마한 채무를 변제하지 못해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지게 됐다. 불침항모로까지 여겨지던 부동산 산업이 일거에 휘청거리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도 이때부터 중국 부동산 산업의 위기는 본격 시작됐을 뿐 아니라 원래 튼튼하지 못했던 신탁회사들 역시 코가 꿰인 채 흔들렸다. 급기야 2023년 8월에는 신탁 업계 최대 업체로 손꼽히는 중즈(中植)그룹과 산하의 중룽(中融)국제신탁이 헝다와 맞먹는 거물인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디폴트 위기에 따른 유동성 문제로 동시에 투자상품 상환에 실패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비구이위안에 대거 투자를 했다 큰 손실을 입으면서 마치 약속이나 한 듯 고객들의 원금조차 돌려주지 못하는 위기에 처한 것이다.

당시 중즈그룹은 고객들에게 사과 서한을 보내 솔직하게 현실을 인정한 후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약속했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이듬해 1월에는 중즈그룹과 중룽이 사실상 함께 파산한 후 2026년 상반기에 법적으로 청산도 됐다. 당시 징지르바오 등의 매체들이 중즈그룹과 중룽의 횡액을 중국판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부른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2024년 상반기에 법적으로 청산된 쓰촨(四川)신탁회사의 사례도 거론해야 할 것 같다. 2010년 출범한 이 회사는 운용 자산이 3000억 위안으로 위기가 발생하기 직전까지만 해도 외견상 큰 문제가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3년여 동안 지리하게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급속도로 망가져갔다. 고이율 투자 상품에 대한 상환을 고객들에게 할 수 없게 된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할 수 있었다. 결국 청산의 운명에 봉착하고 말았다.

올해 상반기에 지난 동기 대비 4.7% 성장한 중국 경제는 외견상으로는 괜찮아 보인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갈 경우 상당히 심각하다고 봐야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신탁 사업과는 한몸이라고 해도 좋을 부동산 산업이 부활의 조짐을 전혀 보이지 못하고 있다. 향후 10년 동안은 기대를 하기 어렵다는 절망적인 분석이 매체들에 연일 보도되고 있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여기에 시중의 전반적인 천황(錢荒·돈 가뭄), 즉 돈맥경화와 이에 따른 내수 부진,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하의 물가 하락)의 항시화 조짐 등 역시 간단치 않다고 할 수 있다. 신탁 산업에는 치명적 상황이라고 해야 한다. 경쟁력이 그래도 남다른 극히 몇몇을 제외한 67개의 업체들이 하나 같이 중즈그룹과 중룽 및 쓰촨신탁 등과 같은 처지가 될지 모른다는 불길한 전망이 벌써부터 업계 종사자들의 입에서 나도는 것은 다 이유가 있지 않나 싶다.

극단적으로 말해 현재의 신탁회사들은 파산이 완전히 일상으로 정착된 중국 경제의 회생에 도움이 되는 존재가 아니라 완전 애물단지라고 해도 좋다. 신탁이라는 용어 대신 불신을 조장하는 의탁(疑託)이라는 신조어가 최근 업계에 양산되는 현실은 이로 보면 확실히 괜한 게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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