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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의 시간, 부산에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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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6. 07. 1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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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19일 개막…'한국의 갯벌' 확대 등재·부산 선언 주목
196개 가입국 대표단 부산 집결…사도광산 역사 문제도 주요 의제로
무안갯벌((재)한국의갯벌세계유산등재추진단 제공)
무안 갯벌. /(재)한국의갯벌세계유산등재추진단
19일 부산에서 11일간의 세계유산 외교가 시작된다. 세계유산 등재를 결정하는 국제사회의 최고 의사결정 무대가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한국의 갯벌' 확대 등재 여부를 비롯해 일본 사도광산의 조선인 강제동원 노동 역사 문제, 국가 간 협력을 담은 '부산 선언' 등 굵직한 의제가 잇따라 논의된다. K-컬처의 세계적 위상이 높아진 가운데 한국이 세계유산 보유국을 넘어 국제적인 문화유산 거버넌스를 주도할 수 있을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19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하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오는 29일까지 열린다. 세계유산협약 196개 가입국 대표단과 유네스코,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국제문화재보존복구연구센터(ICCROM) 등 국제기구 관계자와 전문가 등 약 3000명이 참가한다. 한국이 1988년 세계유산협약 가입 이후 세계유산위원회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인류 공동의 자산으로 보호해야 할 세계유산의 신규 등재와 보존·관리 정책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이번 회의에서는 신규·확대 등재 등 33건과 기존 세계유산의 보존·관리 안건 147건을 심의한다.

가장 큰 관심사는 오는 25일께 심의·결정될 예정인 '한국의 갯벌' 2단계 확대 등재다. 현재 세계유산인 서천·고창·신안·보성-순천 갯벌에 여수·고흥·무안·서산 갯벌을 추가하는 안건으로,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IUCN이 이미 확대 등재를 권고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통과 가능성이 높다.

서산갯벌((재)한국의갯벌세계유산등재추진단 제공)
서산 갯벌. /(재)한국의갯벌세계유산등재추진단
확대 등재가 확정되면 '한국의 갯벌'은 보성-순천-여수-고흥 갯벌, 신안-무안 탄도만 갯벌, 무안 함해만 갯벌, 고창 갯벌, 서천 갯벌, 서산 갯벌 등 6개 요소로 구성된 연속유산으로 확대돼 생물다양성과 멸종위기 철새 서식지로서의 세계적 가치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일본 사도광산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최근 일본이 제출한 사도광산 보존현황보고서(SOC)를 평가한 결정문안에서 일본이 세계유산 등재 당시 약속한 광산 개발 전 기간에 걸친 '전체 역사' 반영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일본에 한국 등 관련 당사국과 긴밀히 협의해 조선인 강제동원 노동의 역사를 포함한 전시와 해설을 개선하고, 광산 개발 전 기간의 역사를 현장에서 포괄적으로 다룰 것을 권고했다. 해당 결정문안은 20∼23일 논의 후 채택될 전망으로, 일본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역사적 책임을 얼마나 충실히 이행할지가 또 하나의 관심사다.

이번 위원회에서는 한국이 제안한 '부산 선언'도 주목된다. 선언은 무력 충돌과 기후변화, 인공지능(AI) 등 복합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유산 전략목표인 '5C'에 협력(Collaboration)을 추가한 '6C'를 제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계유산 등재 경쟁을 넘어 국제사회의 연대와 공동 책임을 강조하는 새로운 비전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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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형유산원의 융복합 공연 '산화비'의 한 장면.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특별공연으로 23~24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다. /국가유산청
회의 기간 부산에서는 '대한민국관(K-Heritage House)'을 비롯해 전통공연과 미디어아트 전시, 국가유산 체험,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 피란수도 부산 국가유산 야행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함께 열린다. 부산시는 이를 계기로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2030년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국제 홍보에도 나선다.

이길배 국가유산청 유산정책국장 겸 세계유산위원회 준비기획단장은 "이번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이 세계유산 보유국을 넘어 국제적인 규칙을 만들어가는 국가로 나아가는 전환점"이라며 "세계유산 보존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협력 중심의 새로운 거버넌스를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유산을 단순한 등재 성과가 아닌 인류 공동의 자산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확산되고, 대한민국이 세계유산 보호를 선도하는 책임 있는 문화국가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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