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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론·국민 불안 경시 ‘일방통행식’ 정책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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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7. 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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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정부가 '통합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발표한 가운데 대전으로 통합 이전될 것으로 보이는 청주 공군사관학교 정문 모습. /연합
정부가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국군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에 창설한다고 발표했다. 3개월 전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직접 발표까지 한, 정부안으로 알려졌던 '2+2 방식'에서 '4년제 완전 통합'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2+2 방식은 육해공군 사관학교 생도들을 통합 선발한 뒤 1·2학년은 국군사관학교에서 공통 교육을 받고 3·4학년은 각각 육군사관학교와 해군사관학교, 그리고 공군사관학교로 이동해 군별 전문교육을 받는 것이다.

정부는 사관학교가 육해공군으로 나뉘어 비효율적이고, 미래 전장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를 대비할 인재 양성에 미흡하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생도들을 한데 모아 교육만 하면 통합군이 되느냐, 합동성에 앞서 각 군의 전문성을 먼저 길러야 하지 않느냐는 반론에 대해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은 물론 군 내부에서도 '통합사관학교'의 개념, 필요성 등에 대한 이해도가 그리 높지 않다. 대전 자운대에서 4년간 통합 교육을 받으면 '바다 없는 해사(海士), 활주로 없는 공사(空士)'가 현실화할 것이다. 일정 기간 해군·공군 특성화 교육을 받으러 가면 된다는 게 국방부 논리인데, 생도 기간 4년간 꿈을 키우고 해당 군 특유의 환경을 접한 것과는 큰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각 군의 정예 지휘관을 양성하는 사관학교 개편은 단순한 제도 변화가 아니라 국가안보 대계(大計)의 변경이다. 그런데도 이와 관련해 공청회나 정책설명회도 없었다. 이러니 대통령 선거 공약 사항이니까 밀어붙이는 것이라는 지적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여론도 부정적이다. 한국리서치 등이 지난 16일 공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육해공군 통합사관학교 추진에 대한 의견을 묻는 항목에 '반대'가 55%였다. '찬성'(34%) 응답보다 20%포인트 이상 높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또 있다. 광주에서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다. 경찰 주장과 달리 단순 살인이 아닌 성폭행 목적의 살인이었음이 밝혀졌고, 경찰 간부인 장윤기의 아버지와 수사팀의 유착 및 증거인멸 정황도 드러났다. 변호사협회 성명대로 검찰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치명적인 판단 누락과 증거인멸 정황이 암장 될 뻔했다. 그래도 더불어민주당 강경파는 "장윤기 사건 하나만 보고 보완수사권 폐지를 무효화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보완수사권 유지에 힘을 싣는 온건파를 공격한다. 형사 사법체계에까지 이념 딱지를 붙이며 당내 선명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민 생명과 안전의 보장이 지금부터 훨씬 악화할 수 있다는 게 현실로 드러났는데도 이를 경시하는 여당에 국민은 불안하다.

여권의 힘을 모르는 이는 없다. 하지만 민심과 여론을 가볍게 봐선 안 된다. 이견이 있는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그래도 안 될 때는 물러설 줄도 알아야 한다. 일방통행식 정책 집행이 가져온 국정 혼선은 역대 정부가 이미 충분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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