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사 "이란에 대한 모욕…미국이 두려운 건가"
트럼프 '평화위원회' 참여 후 이슬람권 신뢰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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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비동맹 자주 외교를 내세워 온 인도네시아가 미국 눈치를 보느라 이란을 홀대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인도네시아 안팎에서 일고 있다.
하메네이는 지난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피살됐다. 이란 정부는 피살 4개월여 만인 지난 3~9일 6일간의 국장을 치렀다.
당시 국장에 참석한 인도네시아의 대표는 이란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였다. 지난 3일 테헤란 그랜드 모살라에서 열린 안치식과 장례 예배에 참석했지만 고위 인사 전용 구역에는 입장을 거부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문단 대표가 대사급에 그쳤다는 점도 곧바로 논란이 됐다.
디노 파티 잘랄 전 주미국 인도네시아 대사는 지난 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란 정부가 인도네시아 정부를 초청하려고 꾸준히 노력했지만 응답이 없었다"고 적으며, 이를 "이란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들도 자존심이 있다. 우리 참석을 구걸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것이 인도네시아가 미국을 두려워하거나 눈치를 보기 때문에 '자주·적극' 외교 정책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냐"고 물었다.
같은 날 수기오노 외교장관은 기자들에게 다른 국빈 방문 준비로 일정이 겹쳤고 "주요 인사 여러 명도 일정이 바빠 참석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며칠 뒤 수기오노 장관은 아흐마드 무자니 국민협의회(MPR) 의장, 나흐다툴 울라마(NU)와 무함마디야 지도부와 함께 이란으로 날아갔다. 장례에는 늦었지만 10일 마슈하드의 하메네이 묘소를 직접 참배한 첫 외국 조문 대표단이 됐다. 이어 15일에는 인도네시아 외교부가 이란 요청에 따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상호 편의가 맞는 시점"에 이란을 방문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수기오노 장관은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과도 만났다. 양측이 "대화와 외교, 주권 존중, 국제법을 통해 각종 분쟁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것이 인도네시아 외교부의 발표지만, 이란은 별도 성명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시작한 전쟁을 "유엔 헌장과 국제법에 대한 전례 없는 위반"이라고 규정하면서 "시온주의 정권의 팽창주의, 학살, 식민지적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선 이슬람 단결"을 촉구했다. 양측 성명의 온도 차가 두 나라 사이의 거리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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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보워 대통령은 지난 1월 다보스에서 평화위원회에 서명하고 2월 워싱턴 첫 회의에 참석했으며, 가자지구에 최대 8000명의 평화유지군을 파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결정은 국내 이슬람 단체들의 거센 반발을 불렀고, 프라보워 대통령은 "팔레스타인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탈퇴하겠다"고 진화에 나서야했다.
인도네시아대학 국제관계학 강사 아궁 누르위조요는 인도네시아가 "미국과 이란 사이의 불신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고위 인사의 장례 참석이 특정 편에 서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과의 관계는 무역, 투자 등 전략적 이해가 있어 불가피하다"면서도 "한 분쟁에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다른 분쟁에는 침묵하는 이중잣대를 적용할 때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시선은 더 차가울 수 있다. 정치학자 아데 마룹 위라센자야는 이란이 장례를 일종의 "분류 작업"으로 활용해 "누가 여전히 파트너이고 누가 멀어졌는지 가려내려 했다"고 봤다. 그 기준에서 인도네시아는 미국·이스라엘의 행위를 강력히 비난하지 않은 탓에 이란 눈에 "더 이상 중립이 아닌" 것으로 비쳤을 수 있다고 그는 짚었다.
누르 라흐맛 율리안토로 가자마다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인도네시아가 식민주의 저항·팔레스타인 대의 지지·독립에 기초한 외교의 유산으로 이슬람권에서 쌓아온 신뢰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면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경제가 혼란한 지금도 무슬림 국가들 사이에서 인도네시아의 규범적 영향력은 여전히 살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슬람 세계와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인도네시아가 미국과 가까운지 중국과 가까운지가 아니라, 국제법 준수와 팔레스타인 대의 지지에서 얼마나 확고한지"라며 "이것이 인도네시아가 세계에서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지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