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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 품은 세계유산…부산 선언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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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6. 07. 2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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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도로 '6번째 전략목표' 제안
기후위기·전쟁·AI 시대 대응…후속사업 12건 추진
‘세계유산에 관한 부산 선언(Busan Declaration on World Heritage)_ 채택 현장11
'세계유산에 관한 부산 선언(Busan Declaration on World Heritage)' 채택 현장. /국가유산청
대한민국 정부 주도로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첫날 '부산 선언(Busan Declaration on World Heritage)'이 채택됐다. 선언은 전쟁과 기후변화, 개발 압력, 디지털 전환 등 세계유산을 둘러싼 복합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유산협약의 기존 5대 전략목표(5Cs)에 '협력(Collaboration)'을 새로운 핵심 가치로 추가할 것을 제안했다.

국가유산청과 외교부는 20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린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장국인 대한민국이 주도한 부산 선언이 21개 세계유산위원국의 컨센서스로 채택됐다고 밝혔다.

부산 선언은 한국이 초안을 주도하고 세계유산위원국과 세계유산위원회 3대 자문기구인 국제문화유산보존복구연구센터(ICCROM),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전문가들이 함께 마련했다. 정부는 지난 4월 국내 전문가 공청회와 국제 전문가 화상회의, 5월 서울 국제전문가회의 등을 거쳐 각국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안을 완성했다.

선언의 핵심은 세계유산협약의 기존 전략목표인 신뢰성(Credibility), 보존(Conservation), 역량강화(Capacity-building), 소통(Communication), 공동체(Communities) 등 이른바 '5C'에 '협력(Collaboration)'을 여섯 번째 전략목표로 추가하자는 것이다. 선언문은 협력이 기존 5C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연결하고 강화하는 원칙으로 기능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선언문은 무력분쟁과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감소, 재난, 개발 압력, 급속한 기술 변화 등 복합적인 글로벌 위기가 세계유산과 지역사회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국가 간 협력과 지식 공유, 공동 대응 체계를 강화해 세계유산협약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세계유산 분야에서는 처음으로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디지털 책임(Digital Responsibility)'을 공론화했다. AI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이 세계유산의 조사와 기록, 보존, 해석, 전승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확성과 윤리, 데이터 보호, 디지털 접근성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다양한 역사와 지역사회의 관점을 반영하는 '포용적 해석'과 세계유산 관리의 '공동 책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원주민과 지역공동체, 청년, 현장관리자 등이 유산 보존의 적극적인 주체로 참여하고,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통합적으로 관리해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도 선언에 포함됐다.

정부는 부산 선언을 선언적 의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국제협력 사업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이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부산 선언은 이번 세계유산위원회의 핵심 성과이자 미래를 향한 이정표"라며 "협력을 세계유산협약의 새로운 전략목표로 제안하고, 포용적 해석과 공동 책임, 기후변화 대응, 디지털 책임을 본격적으로 공론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 선언의 의제들이 선언에 머무르지 않고 실질적인 프로젝트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세계유산센터와 자문기구, 각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가유산청은 부산시, 유네스코, 국내 카테고리2센터 등과 함께 총 12건의 후속 사업을 추진한다. 부산 선언 이행을 논의하는 국제포럼 정례 개최를 비롯해 월경유산 보존관리 지원, 태평양 소도서개발국(SIDS)의 지속가능 관광과 기후위기 대응 지원, 남아시아·아프리카 세계유산 관리 역량 강화, 유산 기반 공적개발원조(ODA) 확대, 생성형 AI 기반 문화유산 디지털 기술 개발, 세계유산 해석 국제기준 수립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이병현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산 선언은 향후 세계유산 제도가 지향해야 할 미래 방향성을 제시한 정치적·상징적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주 중반에는 세계유산 보존상태보고서(SOC)를 심의하고, 주말에는 신규 세계유산 등재 안건, 다음 주에는 다양한 정책 의제를 순차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며 "대한민국의 지원과 회원국들의 건설적인 협력이 더해진다면 이번 부산 회의는 성공적이고 기념비적인 회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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