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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문턱 넘은 사찰음식, 대중적 관심 타고 세계화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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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6. 08. 0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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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관 16만명 다녀가고 정규강좌 수강생 약 4000명
채식 중심 건강식, '가치소비' 젊은층 소비 트렌드에 부합
사찰음식 원형 보존 넘어 대중 상품화 노력 필요
24.09.05_르꼬르동블루 학과장 진관사 방문 (6)
2024년 9월 진관사에서 회주 계호스님(왼쪽 두 번째)과 르 꼬르동 블루 런던 학과장 에밀 미네프 셰프(계호스님 오른쪽)가 사찰음식을 직접 만들고 있다. 불교문화사업단은 사찰음식의 세계화 및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위해 국제학술 심포지엄 및 연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제공=불교문화사업단
지난 달 한국에서 처음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세계 각국 귀빈들에게 사찰음식을 대접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절밥'에 머물던 사찰음식이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한 식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나아가 '세계 속의 K-푸드'를 꿈꾼다.

사찰음식은 불교 수행 전통에서 꽃핀 음식문화로 육류와 생선, 오신채(五辛菜·마늘, 파, 부추, 달래, 양파 등 자극적인 5가지 채소)를 쓰지 않고 제철 채소와 발효음식 등이 중심이 되는 것이 특징이다. 절에서만 먹는 음식으로 치부됐지만 최근 몇년 새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건강식으로 주목 받으며 일반인들에게 친숙해졌다. 특히 절제와 생명존중 등 사찰음식에 담긴 철학이 '가치 소비' '착한 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의 소비 트렌드와 맞아떨어진 덕에 젊은층의 관심도 커졌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시즌2'에서 사찰음식을 앞세운 선재스님은 재료의 균형에서 오는 맛, 먹는 방식에 대한 고민을 새로운 메시지로 던졌다. 선재스님은 "음식의 출처와 과정에 대한 감각을 잃기 쉬운 시대"라며 "몸과 마음은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 자연스러운 단맛, 제철의 맛, 규칙적인 식사의 리듬은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사찰음식과 함께 템플스테이, 명상 등 다양한 불교 문화를 통해 힐링을 체험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마찬가지다.

사찰음식은 채식을 뛰어넘어 기후위기 시대 지속가능한 식문화로도 주목 받고 있다. 제철, 지역 재료 활용, 절제 등의 먹는 방식 등으로 자원 소비를 줄일 수 있어서다.

사찰음식에 대한 이 같은 관심은 통계로도 드러난다. 5일 조계종 불교문화사업단에 따르면 2015년 12월 개관한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에 다녀간 사람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16만명에 달한다. 같은 기간 체험관 강좌 참가자는 누적 기준 약 7만5000명에 이른다. 정규강좌 수강생은 약 4000명에 이른다. 이를 통해 배출된 국내 사찰음식 전문조리사는 스님 117명을 포함 총 627명이다. 이 가운데 사찰음식 최고 등급인 '명장' 스님 6명, 이보다 한 단계 낮은 '장인' 등급의 스님은 총 26명이 활동 중이다.

사찰음식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해 5월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1년여가 지난 지금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사찰음식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불교문화사업단은 세계 3대 요리학교로 꼽히는 프랑스의 '르 꼬르동 블루'와 힘을 모아 2021년부터 한국 사찰음식을 정규 강의로 편성했다. 또 미국 대표 요리전문기관 CIA(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한국 사찰음식 교육 및 문화교류에 힘을 쏟는 등 외국 명문 요리학교와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오는 20일에는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사찰음식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전략 연구와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사찰음식 대중화, 세계화를 위해서는 사찰음식을 계승할 스님들을 지속적으로 배출하고 사찰음식의 레시피를 계량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사찰음식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에 대해 불교문화사업단 관계자는 "사찰음식의 원형 보존은 물론, HMR(가정간편식) 및 밀키트 개발 지원 같은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대중 상품화 확대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일반인도 쉽게 사찰음식을 접할 수 있도록 체험 인프라 확충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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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재료가 가진 약효와 제철음식을 먹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선재스님.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지난 2월 26일 사찰음식 명장 선재스님을 초청해 강의를 듣고 직접 '승소 잣국수'를 만들어 보는 체험을 공유했다./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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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월 7일 서울 서초구 aT센터 제1전시장에서 열린 '제4회 사찰음식 대축제'에 몰린 방문객들./제공=불교문화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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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사업단·CIA, 사찰음식 교육·문화교류 업무협약(가운데 허민 국가유산청장)./제공=불교문화사업단
대원사 산사의 밥상
대원사 산사의 밥상./제공=불교문화사업단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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