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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자 눈’ 캐릭터도 다툰다…카우스의 낯선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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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6. 08. 1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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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K 서울서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
굿즈는 1시간 만에 완판…관계의 긴장 담은 신작 공개
전시전경2, Photo JunHo Lee, Courtesy of Space K
카우스의 개인전 '친구, 그리고 이웃' 전경. 왼쪽이 해골 모양의 얼굴을 가진 캐릭터 '컴패니언'이 등장하는 작품, 오른쪽은 토끼를 닮은 퀴가 특징인 '어컴플리스'가 등장하는 작품이다. /스페이스K 서울
해골 얼굴에 X자 눈. 유니클로 협업과 서울 석촌호수 초대형 공공미술, 방탄소년단(BTS) 제이홉의 첫 솔로 앨범 커버 작업으로 대중에게 익숙한 카우스(KAWS)가 이번에는 '캐릭터'가 아닌 '작가'로 한국 관객과 만나고 있다.

서울 강서구 스페이스K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카우스의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 '친구, 그리고 이웃(FRIENDS AND NEIGHBORS)'은 대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회화와 조각 20여 점을 통해 가까운 관계 속 갈등과 위로, 공존을 이야기한다. 지난 달 23일 개막 직후부터 관람객이 몰렸고, 전시 한정 피규어는 오픈 약 1시간 만에 준비 물량이 모두 소진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굿즈 열풍이나 캐릭터 인기에 머물지 않는다. 스페이스K는 대중문화 아이콘으로 소비돼 온 카우스를 동시대 미술가로 다시 읽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장욱 스페이스K 서울 수석큐레이터는 "많은 사람이 카우스를 이미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은 휴대전화 화면이나 티셔츠 속 이미지로 접한 카우스"라며 "친숙한 캐릭터에 가려 충분히 평가받지 못했던 작가로서의 역량과 치밀한 회화, 조각의 완성도를 미술관 공간에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귀엽고 친숙한 캐릭터 이면에는 현대인의 고독과 불안, 위로와 갈등이 담겨 있다"며 "이번 전시는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충돌과 화해, 함께 살아가기 위한 조율의 과정을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막상막하, 2026, Bronze, 231 x 208 x 124.5 cm, Photo Farzad Owrang, Courtesy of Space K
'첨'이 등장하는 카우스의 '막상막하'. /스페이스K 서울
이번 전시에선 는 카우스의 대표 캐릭터 '첨(CHUM)' '컴패니언(COMPANION)' '어컴플리스(ACCOMPLICE)'가 등장한다. 얼핏 보면 비슷해 보여도 각 캐릭터마다 특징이 있다. 첨은 타이어를 온몸에 두른 '미쉐린맨'을 연상시키는 둥글고 부풀어 오른 몸을 가졌다. 컴패니언은 해골 형태의 얼굴과 장갑을 낀 손이 특징이다. 어컴플리스는 토끼를 닮은 긴 귀를 가진 캐릭터다.

전시의 중심에는 대표 캐릭터 '첨(CHUM)'이 있다. 친구·동료를 뜻하는 이름을 가진 첨은 이번 전시에서 서로를 끌어안는 대신 밀어내고 몸을 맞댄 채 대치한다. 대표 조각 '막상막하(NECK AND NECK)'와 회화 '빨간 공(THE RED BALL)'은 가까운 관계에서도 갈등과 긴장이 공존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카우스는 "갈등은 제 작업에 늘 존재해왔다"며 "지난 몇 년간 정치적 긴장과 코로나19를 겪으며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이 많이 달라졌고, 그런 감정이 이번 작업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를 키우면서 어린 시절 경험을 새롭게 바라보게 됐고, 그 기억들이 이번 회화의 방향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2025년작 대형 회화 '치유(THERAPY)'는 열한 명의 첨이 각자 캔버스를 들고 있지만, 한 걸음 물러서면 하나의 거대한 바다 풍경이 완성되는 작품이다. 카우스는 "서로 다른 존재들이 하나의 풍경을 완성하는 장면을 통해 치유와 연대의 가능성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작가 프로필2
자신의 작품 앞에 선 카우스. /스페이스K 서울
이번 전시의 제목인 '친구, 그리고 이웃'은 선택할 수 있는 관계와 그렇지 않은 관계를 함께 가리킨다. 카우스는 "친구는 선택할 수 있지만 이웃은 선택할 수 없는 관계"라며 "그런 다양한 관계가 결국 도시를 이루고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큐레이터는 "윗집과 아랫집, 옆집 사람들과의 갈등도 결국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카우스는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맺는 관계의 복잡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개막과 함께 화제를 모은 것은 작품만이 아니었다. 전시를 기념해 선보인 한정판 피규어는 오픈 1시간 만에 준비된 물량이 모두 판매됐다. 전날 밤 11시부터 줄을 선 관람객들도 있었지만 상당수는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 수석큐레이터는 "준비한 물량은 순식간에 소진됐다. 기다리는 분들이 더 생기지 않도록 판매 종료를 안내해야 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전시는 12월 27일까지.

치유, 2025, Acrylic on canvas, in 3 parts, 218.4 x 655.3 cm, Photo Farzad Owrang, Courtesy of Space K
카우스의 '치유'. /스페이스K 서울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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