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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달라진 프랑스 부동산 선택 기준…남향 외면, 에어컨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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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정 파리 통신원

승인 : 2026. 08. 1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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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향·통유리창 인기 시들
수영장·맞통풍 구조 선호
"여름 버틸 쾌적함 중요"
파리
지붕이 금속 재료인 아연으로 지어져 더위에 취약한 프랑스 파리의 오스만 건물./임유정 파리 통신원
프랑스에서 극심해진 폭염의 영향으로 거주지를 선택할 때 고려하는 기준의 동향이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매체 BFM비즈니스는 부동산 매수자들이 과거에 선호하던 요건인 남향과 통유리창을 이제는 기피 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늘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어컨과 같은 냉방 시설이 미비한 프랑스에서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주택에 갖춰진 요소들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에어컨, 햇빛을 막을 수 있는 덧문, 수영장, 맞통풍 구조, 단열을 위한 지붕 등이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매물 시장에서 여름을 버틸 수 있는 쾌적함의 정도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리의 부동산 중개인 조셉 덩크는 "남향 매물을 비롯해 특히 오스만 건물의 꼭대기는 더울 때 사람이 살기 힘들 정도라 인기가 시들해졌다"며 지난 몇 달간 부동산 시장에 변화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오스만 건물은 19세기 중반 나폴레옹 3세의 명령으로 파리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세워진 건물을 말한다. 당시 재개발 계획을 맡았던 조르주 외젠 오스만의 이름에서 차용됐다. 대로를 중심으로 세워진 밝은 크림색 외벽이 특징이다.

오스만 건물의 지붕에 사용된 아연은 금속이기 때문에 열전도율이 높아 햇볕을 받으면 지붕의 표면 온도가 매우 높이 올라간다. 특히 단열이 잘되지 않는 지붕의 바로 아래에 있는 다락방은 한여름에 실내 온도가 상당히 올라간다는 단점이 있다.

건축 컨설팅업체 푸제 컨설턴트와 건축업연합 이그네스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프랑스 주택 2채 중 1채는 열을 가둬 '끓는 냄비'의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프랑스 최대 중고 거래 서비스 르봉쿠앙이 지난 6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8명꼴로 폭염 때문에 불편을 겪었으며, 3분의 1은 폭염이 심해질 경우 이사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르봉쿠앙 부동산의 소피 부르그 마케팅 이사는 "프랑스인에게 폭염은 더 이상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거주지 선택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체인 라포레의 얀 제아노 대표는 "매수인들은 이제 에너지 등급에만 만족하는 게 아니라 지난 폭염 때 실내 온도가 어땠는지, 밤에 환기할 수 있는지, 침실에서 잘 수 있었는지 등 구체적인 질문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프랑스 사회에서 환경 보호와 에너지 절약을 명분으로 금기시해 온 주택 에어컨 설치도 부동산 시장에서 선호 요건으로 떠올랐다.

제아노 대표는 "에어컨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더 이상 금기 사항이 아니다"며 "오히려 에어컨이 이미 설치돼 있으면 매수자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임유정 파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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