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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구글에 밀린 ‘초록창’… 네이버가 지켜야 할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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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승인 : 2026. 08. 1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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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네이버 AI탭 1천만 사용자 (1)
네이버가 검색시장의 상징적인 '초록창'을 'AI탭'으로 재편했다./네이버
김영진
김영진 산업1부 기자
한때 인터넷의 시작은 '초록창'이었습니다. 궁금한 것이 생기면 네이버를 켜 검색어를 입력했었죠. 뉴스를 읽고 맛집을 찾고 물건을 사고 모르는 것을 지식인에 물었습니다. 2000년대 이후 네이버의 초록 검색창은 단순한 서비스 디자인을 넘어 한국인이 인터넷으로 들어가는 '관문'에 가까웠던 셈입니다.

그 견고했던 상징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구글 앱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702만2854명으로 네이버 앱의 4684만5017명을 처음 넘어섰습니다. 이 업체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21년 3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물론 이를 두고 당장 구글이 국내 검색시장을 지배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앱 MAU와 검색시장 점유율은 또 다른 지표이기 때문이죠. 불과 17만여명 차이인 만큼 한달의 순위만으로 네이버의 경쟁력이 꺾였다고 판단하는 것도 성급합니다. 그럼에도 이번 역전이 이용자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오는 이유가 있습니다.

생성형 AI(인공지능)는 사람들이 정보를 찾는 방법 자체를 바꾸고 있습니다. 검색창에 몇 개의 핵심 단어를 입력하고 수많은 검색 결과 가운데 원하는 정보를 골라내는 대신 AI에 문장으로 질문하고 곧바로 정리된 답을 얻는 일이 익숙해지고 있는 것이죠.

네이버 역시 이러한 변화를 누구보다 빨리 인지했을 것입니다. 네이버는 지난 6월 생성형 AI 기반 대화형 검색 서비스 'AI탭'을 전체 이용자에게 개방하면서 네이버 앱의 상징적인 '그린닷' 자리를 AI탭 중심으로 재편했습니다. 지난달 중순 네이버가 밝힌 AI탭 이용자는 1000만명에 달합니다.

주목할 점은 네이버가 만들려는 AI 검색 생태계입니다. AI가 질문에 답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검색과 쇼핑·플레이스·지도·예약 등 네이버가 20년간 쌓아온 서비스를 연결합니다. '실행형 플랫폼'으로의 진화인 셈이죠.

이는 네이버가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초록창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과거 네이버의 힘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 가장 먼저 초록창을 찾는 데서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경쟁자는 구글이라는 또 다른 검색창에 그치지 않고, 챗GPT나 제미나이를 비롯한 생성형 AI까지 넓어졌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그린닷을 AI탭 중심으로 재편한 것은 '초록창'을 지키기 위해 초록창부터 바꾸는 네이버의 선택인 셈입니다.

네이버에는 구글이나 글로벌 AI 기업들이 쉽게 복제하기 어려운 무기도 있습니다. 쇼핑과 플레이스, 지도, 예약 등 한국인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된 서비스 생태계입니다. 반대로 AI 시대에도 이용자가 정보를 찾을 때 가장 먼저 네이버를 찾도록 만들지 못한다면 이 강력한 생태계로 들어오는 입구가 좁아질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한국 인터넷의 관문이었던 초록창은 이제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검색어를 입력하는 초록창으로 시작했던 네이버가 AI와 대화하고, 추천받고, 행동하는 새로운 관문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네이버가 지켜야 할 것은 어쩌면 검색시장 1위라는 숫자보다 '궁금한 것이 생기면 네이버부터 연다'는 오래된 습관인지도 모릅니다.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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