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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담합 철퇴 앞두고… 삼성증권 ‘리니언시’에 갈라진 증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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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삭 기자 | 한혜성 기자

승인 : 2026. 09. 2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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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15곳에 최대 15조 과징금 예고
삼성증권 먼저 자진신고감면제도 활용
위법 인정되더라도 과징금 100% 면제
"담합 아니다" 공동 소명하려던 업계
삼성증권 리니언시에 방어 논리 흔들
국고채 입찰 담합 의혹을 조사해 온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가 임박한 가운데, 삼성증권이 가장 먼저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면제도)를 활용한 사실이 알려지며 업계 의견이 갈리고 있다. 1순위 자진신고자는 위법 행위가 인정되더라도 과징금을 면제받고 형사 고발 조치까지 피할 수 있는 배경에서다. 삼성증권으로서는 조사 대상인 15개 국고채 전문딜러(PD) 금융사 중 유일하게 퇴로를 확보한 셈이다.

일각에선 담합이 아니었다는 업계 입장과 보조를 맞추지 않았다는 볼멘소리가 잇따르는 한편, 막대한 제재 위험을 감안한 결정이었을 것이란 견해가 나온다. 공정위원장이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힌 만큼, 위법성 인정 여부와 제재 수준에 따라 업계 갈등의 향방도 달라질 전망이다.

29일 공정위와 금융권에 따르면 국고채 입찰 담합 의혹과 관련한 조사 대상은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메리츠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대신증권·교보증권 및 KB국민은행·하나은행·NH농협은행·IBK기업은행·산업은행 등 총 15곳으로, 조사 과정에서 1순위 자진신고자 감면을 신청한 금융사는 삼성증권인 것으로 알려졌다. 1순위 자진신고자는 과징금을 전액 면제받을 뿐 아니라 형사기관 고발도 면할 수 있다.

국고채는 정부가 재정 정책 수행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국채의 한 종류다. 재정경제부는 국고채 거래를 원활히 소화하기 위해 경쟁입찰 자격을 갖춘 금융사를 PD로 지정해 운영한다. PD는 발행시장에서 국고채 인수에 관한 우선 권리를 부여받아 입찰에 참여하는 대신, 유통시장에서 투자자를 상대로 시장조성자로서의 의무를 수행한다.

공정위가 문제 삼은 지점은 국고채의 경쟁입찰 과정이다. 국고채 PD인 15개 금융사는 2020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입찰에 앞서 금리와 물량, 가격 수준 등을 사전에 공유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사전에 입찰 금리 하한선을 짜맞춰 금리를 인위적으로 높게 형성했다고 보는 것이다. 국고채 발행 금리가 높아지면 정부 입장에서는 이자 부담, 즉 국가 재정 조달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이런 상황에 삼성증권이 처벌 감면권을 얻었다는 소식을 두고, 공정위 조사가 막바지인 지금까지도 앙금이 가시지 않는 분위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박한 마진과 평가 손실을 떠안으며 시장 조성자 역할을 해온 상황이라 법리적으로 충분히 다툴 여지가 있었다"며 "그런데 리니언시로 인해 업계가 공동으로 소명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있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PD 업무의 공적 성격을 고려할 때 담합의 실체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다. PD는 수익 보장이 없는 상황에도 의무적으로 국채를 대거 인수해야 하고, 손해를 감수하고 상시 호가를 제시하며 시장을 떠받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시장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낙찰받아 손실을 감수한 사례도 적지 않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입찰은 최대 7개 구간으로 금리를 쪼개 써내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금융사마다 인수 규모 및 헤지 전략이 제각각인 만큼 짬짜미 금리를 유지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항변이다.

한편에서는 삼성증권이 천문학적인 제재 수위를 감안해 불가피한 선택을 했다는 시각도 있다. 공정위가 산정한 담합 관련 입찰 규모(관련 매출액)는 76조2000억원에 달한다. 법정 최고 부과율(20%)이 적용될 경우 과징금 총액만 최대 15조원에 이르고, 개별 회사당 수천억원대 과징금과 형사고발이 내려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증권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 결과가 아직 안 나왔기 때문에 별도로 밝힐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공정위 제재는 초읽기에 들어갔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3차례 전원회의 심의를 거쳐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조만간 최종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국고채 입찰 관련 제도의 복합적 특성, 기준금리로서 국고채 이자율이 금융시장과 국민경제 전반에 미치는 중대한 영향 등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박이삭 기자
한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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