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리엇 요격탄 고갈 우크라, 러 탄도미사일 요격 0발
34세 우크라 여성, 사거리 3380㎞ 드론 양산…우크라 비대칭 전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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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는 모스크바에 600대가 넘는 드론을 투입했다. 반면 방어에서는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고갈로 최근 러시아 탄도미사일을 단 한 발도 막지 못했다.
서방의 요격탄 공급이 지연되는 가운데 34세 이리나 테레흐가 이끄는 방산업체 파이어포인트(Fire Point)의 FP-1 등 장거리 드론은 러시아 본토 종심 타격(deep strike)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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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는 16일 새벽까지 모스크바 일대를 향해 600대가 넘는 드론을 투입했다. 안드레이 보로비요프 모스크바주 지사는 전쟁 이후 모스크바주를 겨냥한 최대 규모 공격이라고 밝혔다. 모스크바 인근에서 83세 남성 1명이 숨졌고, 모스크바 남쪽 약 45㎞의 포돌스크에서는 러시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와일드베리스(Wildberries)의 콜레디노 물류창고가 불탔다.
파이어포인트는 자사의 FP-1 장거리 공격 드론이 이 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와일드베리스가 드론 부품 등 군민 겸용 물자를 유통한다고 주장해 최근 이 업체를 집중 공격했다. 러시아 독립매체 에이전트보(Agentstvo)는 이번에 피격된 창고가 와일드베리스 10대 물류거점 가운데 올여름 공격받은 일곱 번째 시설이며 당시 가동 중인 시설 중 가장 컸다고 전했다.
올여름 이어진 와일드베리스 시설 공격으로 수십억달러 상당의 재고가 파괴됐고, 러시아 중앙은행은 피해 판매업자의 채무를 유리한 조건으로 재조정하도록 금융기관에 지시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국방정보총국(HUR)은 10~11일 결제시스템 등 와일드베리스의 디지털 인프라도 사이버 공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 인명 피해도 이어졌다. FT는 로스토프주에서 5명이 숨졌고, 벨고로드주에서도 버스가 드론에 맞아 1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의 격추 집계는 매체별로 차이가 났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더타임스는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 드론 822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반면 FT는 러시아 서부와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모두 828대를 격추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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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키이우와 우크라이나 중부 산업도시 크리비리흐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 크리비리흐의 우크라이나 최대 제철소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에서는 2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회사는 발전·고로 부문의 핵심 생산시설이 손상돼 생산 공정이 일부 중단됐다고 밝혔다.
키이우와 주변 지역에서도 6명이 다쳤고, 북부 포차이나 지하철역과 유명 도서 시장이 피격돼 화재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공격 드론 106대 가운데 85대와 순항미사일 3발을 격추했지만, 키이우와 크리비리흐를 겨냥한 탄도미사일은 막지 못했다.
이날 요격 실패는 이미 드러난 패트리엇 부족을 다시 드러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최근 제공한 소량의 요격탄을 소진한 뒤 이달 5일과 8일 키이우를 겨냥한 러시아 탄도미사일을 단 한 발도 요격하지 못했다고 FT가 전했다. 러시아는 5일 탄도미사일 24발과 대함미사일 4발, 드론 115대를 투입했다. 우크라이나는 드론 98대는 격추했지만, 미사일은 막지 못했다. 8일에도 탄도미사일 6발이 키이우 표적에 명중해 3명이 숨졌다.
FT가 전한 7월 1일 이후 공습 지도에도 러시아의 미사일·드론 공격은 키이우에서 동부 쿠피안스크·돈바스·자포리자, 남부 오데사까지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요격탄 부족이 심해지자, 우크라이나 공군은 요격 실패 규모가 드러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러시아의 미사일 발사 수를 매일 공개하던 관행도 중단했다. 관리들은 안보와 함께 국민 사기 유지도 이유라고 FT에 설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북한산 탄도미사일이 "유럽에서 인프라를 파괴하고 생명을 앗아간다"고 거듭 주장하며 유럽의 방공무기 지원을 촉구했다. 다만 그는 이날 밤사이 공격에 사용된 탄도미사일이 북한산이라고 직접 특정하지는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과 이달 11일에는 러시아가 북한산 탄도미사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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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겨울철 전력·가스·상수도 시설을 집중 공격할 것에 대비하려면 패트리엇용 PAC-3 요격미사일이 최소 300발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FT에 따르면 패트리엇 1개 포대는 최대 8개 발사대로 구성된다. PAC-3는 발사대당 16발을 탑재해 PAC-3만 장착할 경우 포대당 최대 128발을 운용할 수 있다.
그러나 FT는 최근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격 당시 패트리엇 발사대가 아예 비어 있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반대로 탄도미사일 생산과 사용을 확대했다. 러시아군은 7월 탄도·극초음속 미사일 198발을 발사해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고, 월 약 60발인 탄도미사일 생산량도 7월에는 최소 65발로 늘었다고 바딤 스키비츠키 HUR 부국장이 밝혔다.
요격탄 부족은 서방의 재고와 공급 결정 문제로 이어졌다. 이란과의 전쟁으로 미국과 걸프 지역 동맹국의 요격미사일 재고가 소진됐고, 이를 보충하는 데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FT가 전했다. 스페인과 그리스 등이 상당한 패트리엇 재고를 보유한 가운데 마그달레나 솝코비아크차르네츠카 폴란드 국방차관은 우크라이나에 추가 물량을 보낼지를 며칠 안에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7~8일 튀르키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와 유럽에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생산 면허를 주기로 한 합의에서 후퇴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FT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만나 향후 수개월분의 추가 패트리엇 요격탄 제공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세르히 키슬리차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부실장은 그러나 "거절은 없었다"며 미국의 추가 지원 승인을 계속 기대한다고 밝혔다.
방공 부담은 나토 영공으로도 번졌다. 루마니아에 배치된 스페인 공군 F-18 전투기는 이날 오전 5시 1분(한국시간 오전 11시 1분) 몰도바 쪽에서 루마니아 영공에 진입한 드론을 격추했다. 나토는 러시아 드론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나토 영공에서 드론이 격추된 것이 사흘 사이 두 번째이며 루마니아에서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네 번째라고 전했다. WSJ는 드론의 항법장치가 러시아 또는 우크라이나의 전자전(EW)에 교란됐을 가능성과 러시아가 나토 방공망을 시험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나토와 루마니아 등은 값비싼 전투기로 저가 드론을 요격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상 기반 요격체계 확보도 추진하고 있다고 WSJ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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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에서는 패트리엇 부족에 시달리지만, 공격에서는 장거리 드론이 우크라이나의 핵심 비대칭 전력으로 자리 잡았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의 일요판 선데이타임스는 우크라이나가 최근 6개월간 영국산 드론을 러시아 본토 '종심 타격'에 투입한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BAE시스템스 자회사 칼렌-렌즈(Callen-Lenz)가 개발한 제트 추진 드론 냔(Nyan)은 240㎞ 이상을 비행하고, 다른 영국 업체의 드론은 965㎞ 이상을 날 수 있다. 선데이타임스는 이들 장거리 공격으로 러시아 정유시설·해군기지·물류·교통망 등에 350억파운드(67조1906억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장거리 드론 가격은 대당 5만~10만파운드(9599만~1억9197만원)로 순항미사일보다 훨씬 저렴하다. 영국 정부는 지난 4월 우크라이나에 12만대 이상의 드론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영국산 드론과 별개로 이번 와일드베리스 공격에는 우크라이나산 FP-1이 투입됐다. WSJ는 이 드론을 양산한 파이어포인트의 테레흐 최고경영자(CEO)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집중 조명했다. 테레흐는 전쟁 전 벤치·화분 등 야외 가구를 만드는 회사를 운영하고, 키이우의 보행교·보행로 개발에도 참여했다.
테레흐는 2022년 러시아군이 접근하던 부차에서 어머니와 함께 탈출하다 총격을 받은 뒤 군 지원에 뛰어들었다. 그녀는 2023년 파이어포인트 생산 책임자로 합류한 뒤 옛 소련 미사일 자료를 공부하고 90대 로켓 과학자를 고문으로 영입했다. 이어 재료·생산 공정을 바꿔 드론 날개 제작 시간을 6일에서 2시간 30분으로 줄였다.
FP-1은 사거리 2100마일(3380㎞)의 파이어포인트 주력 장거리 드론이 됐다. 회사는 직원 7000명 규모로 성장했고, 2500파운드(1134㎏) 탄두를 탑재한 FP-5 순항미사일 '플라밍고(Flamingo)'도 개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해 파이어포인트 이사회에 합류했다.
테레흐는 남성이 약 90%를 차지하는 우크라이나 방산업계에서 여성 인력을 늘리고 회사 내 성별 임금 격차도 없앴다고 WSJ가 전했다. 다만 테레흐와 파이어포인트는 러시아 내 공격 목표를 정하지 않으며 표적 선정은 우크라이나군이 담당한다고 밝혔다.
테레흐는 전쟁 전 자신을 평화주의자로 여겼다며 "나라가 침략당하지 않았다면 무기에 관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무기 개발에 나선 자신의 변화를 "더 아름다운 것을 만들려면 먼저 추한 것을 파괴해야 한다(In order to build something nice, first you have to destroy something ugly)"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