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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내어준 삶…의령 봉사왕 공도연 할머니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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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 오성환 기자

승인 : 2026. 08. 1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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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기증으로 3년간 의학교육·임상연구 기여
남편과 나란히 생명존중실 안치…30년간 모셔져
35㎏ 몸으로 리어카 끌며 나눔…국민훈장 석류장 수훈
9. 생전 공도연 할머니-crop
고(故) 공도연 할머니의 생전 모습. /의령군
평생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자신의 것을 내어놓으며 '의령 봉사왕'으로 불렸던 고(故) 공도연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의학 발전을 위한 마지막 나눔을 마치고 영면에 들었다.

생전 "시신을 의대에 기증해달라"는 뜻을 남긴 고인은 3년 가까이 의학교육과 임상연구를 위한 '마지막 봉사'를 이어간 뒤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곁에 나란히 안치됐다.

17일 경상국립대학교 의과대학 등에 따르면 고(故) 공도연 할머니와 남편 고 박효진 씨의 화장식이 지난 14일 진주시 안락공원에서 엄수됐다. 화장을 마친 부부의 유골은 경상국립대 의과대학 생명존중실에 나란히 안치됐으며 향후 30년간 이곳에 모셔질 예정이다.

남편 박 씨는 2022년 4월 먼저 세상을 떠나며 의대에 시신을 기증했다. 공 할머니도 이듬해인 2023년 9월 향년 82세로 별세하면서 부부는 생전 품었던 시신 기증의 뜻을 나란히 이뤘다.

부부의 시신은 지난 7월 말까지 의대생들의 해부학 실습과 교수진의 임상연구에 활용돼 의료인 양성과 의학 발전에 힘을 보탰다.

강윤식 경상국립대 의과대학장은 "공도연 할머니의 소중한 기증은 훌륭한 의료인을 길러내는 밑거름이 됐다"며 "시신 기증은 의학 발전에 큰 힘이 되는 숭고한 나눔이자 그 자체로 엄청난 봉사"라고 추모했다.

공 할머니의 삶은 녹록지 않았다. 17세에 천막집으로 시집와 가난에 허덕였던 그는 봇짐장사와 밤샘 뜨개질로 살림을 일으켰다. 형편이 조금씩 나아진 30대부터는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데 힘을 쏟았다.

마을 간이상수도 설치와 지붕개량 사업에 사비를 보탰고 1985년에는 의료시설이 없던 주민들을 위해 사재로 부지 225㎡를 구입해 기탁했다. 이 땅에는 송산보건진료소가 들어섰다. 주민들은 고인의 선행을 기리기 위해 1976년 송산국민학교에 '사랑의 어머니' 동상을 세우기도 했다.

5. 고 공도연 할머니가 자신의 삶과 봉사활동을 직접 기록한 ‘봉사기록일기’ (1)-crop
고(故) 공도연 할머니가 자신의 삶과 봉사활동을 직접 기록한 '봉사기록일기' /의령군
오랜 세월 써 내려간 '봉사일기'에는 그가 평생 나눔을 이어온 이유가 담겨 있다.

"가난해 보지 못한 사람은 그 시련을 알지 못한다. 없는 자의 비애감을 내 이웃들은 느끼지 않도록 도와주고 싶다."

공 할머니의 나눔은 여든을 넘어서도 멈추지 않았다. 35㎏의 작은 몸으로 리어카를 끌며 고물과 나물을 팔았고 그렇게 번 돈마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놓았다.

평생 이어온 선행으로 박정희 정부부터 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60여 차례 표창을 받았다. 2020년에는 이웃을 위한 헌신과 봉사의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훈했다.

장녀 박은숙 씨는 "엄마에게 봉사는 삼시 세끼 자식 밥을 챙기는 것처럼 당연한 일이었다"며 "얼마 전 꿈에 두 분이 깨끗한 옷을 입고 나오셨는데, 차가운 병원을 떠나 이제 정말 좋은 곳으로 가시는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오태완 의령군수는 "공도연 할머니는 평생 이웃 사랑을 삶으로 보여주시고 마지막까지 봉사로 삶을 완성하신 분"이라며 "고인의 숭고한 뜻을 의령군민과 함께 오래도록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가난했던 자신의 어린 시절 때문에 이웃의 가난을 외면하지 못했던 공 할머니. 평생 가진 것을 나눴던 그는 삶의 마지막 순간 자신의 몸까지 의학 발전을 위해 내어줬다. 그렇게 '의령 봉사왕'의 마지막 봉사도 끝났다.
오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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