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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에 ‘훈련 축소’ 카드…미북대화 기대 속 한미동맹·아시아 방위공약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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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8. 1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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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70년 한미동맹 또 타격"…북핵·러 협력 강화로 2018년보다 협상 문턱 상승
韓 정부 "의미 있는 대화" 기대·야당 안보 우려…美의원 "훈련, 공동 결정해야"
블룸버그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 불안"
트럼프 판문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걸어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되돌아오고 있다./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대화 요청에 응답했다고 밝혔다. 전날 한·미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김 위원장의 대화 응답 사실까지 공개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관계가 의미 있는 미·북 대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했다. 반면 미국 의회와 전문가들은 일방적인 훈련 축소가 연합 대비 태세와 동맹 조율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고,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의 미국 방위공약에 대한 불안도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 NYT "한·미 훈련 축소, 70년 동맹 또 타격"…북핵·러 군사협력은 강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훈련 축소 지시가 70년 넘게 이어진 한미동맹에 "또 한 번의 타격"을 줬다고 분석했다.

NYT는 한·미 양국 군이 연례훈련의 중요성을 이전보다 크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핵무기고를 확대하고, 러시아와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과 무기를 지원한 데다, 병력 파견을 통해 드론과 현대전 경험까지 축적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자신의 재임 기간 '위협적이지 않고 존중하는(unthreatening and respectful)' 태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올해 '을지 자유의 방패(UFS)'도 최근 전쟁의 교훈을 반영하도록 설계됐다. 조지프 E. 힐버트 미 8군 중장은 훈련이 동맹의 신속한 전투력 전개와 제1도련선(First Island Chain·열도선·일본 오키나와<沖繩>∼대만∼필리핀∼인도네시아 보르네오) 내 핵심 지형 확보 능력을 시험한다고 밝혔다고 NYT가 전했다.

북한은 훈련을 앞두고 긴장 수위를 높였다. AP통신은 북한이 이달 초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북한 외무성도 훈련이 더 도발적이라고 주장하며 '새로운 수준의 억지력'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한미, 17∼27일 '을지 자유의 방패' 연습
한국과 미국이 유사시 한반도 방어를 위한 정례 연합 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Ulchi Freedom Shield) 연습에 참가하는 군용 차량 등 장비가 10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세워져 있다./연합
◇ 韓 정부, 미·북 '의미 있는 대화' 기대…국민의힘은 안보 우려 제기

한국 대통령실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우호적 관계가 미·북 간 '의미 있는 대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논의가 시작되도록 외교적 노력을 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고 AP가 전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로 불거진 국민의 안보 우려를 외면하고 미·북 대화 기대에 치중한다고 비판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이 이재명 대통령에게는 반드시 달갑지 않은 조치만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남북 화해를 강조해온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과 직접 대화해 한반도 긴장을 낮춰달라고 촉구해왔기 때문이다.

반면 이병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한국 보수층이 트럼프 행정부 아래 한미동맹을 기존 전략적 목표와 정치적 동력을 크게 잃은 '좀비' 상태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NYT에 말했다.

캠프 험프리스에 대기 중인 아파치 헬기
한국과 미국이 유사시 한반도 방어를 위한 정례 연합 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Ulchi Freedom Shield) 연습을 이달 17∼27일 실시한다. 한국군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사령부는 10일 올해 UFS 연습 일정을 공개하고 "한미가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방어적 성격의 연습"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10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아파치 헬기가 대기하고 있는 모습./연합
◇ 美 의원·전문가, 일방적 훈련 축소 비판…연합 대비태세 약화 경고

미국 정치권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 방식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앤디 김 민주당 상원의원(뉴저지주)은 "대한민국과의 동맹은 미국의 안보와 번영에 매우 중요하다"며 연합훈련 결정은 양국이 함께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일방적인 발표 대신 한·미 간 공동 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훈련 축소가 군사대비태세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레이프-에릭 이즐리 이화여대 교수는 AP에 연합훈련 축소가 동맹 조율을 훼손하고, 한국의 방위 책임 확대를 늦추며 아시아에서의 분쟁 억제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익을 얻는 동시에 군사력을 현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김두연 선임연구원은 훈련 축소가 시간이 지나면서 북한의 추가 공격에 대비한 군사태세를 약화시킨다고 평가했다.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의 에마 챈릿-에이버리 부소장도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높이고 러시아라는 새로운 후원국까지 확보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위협적이지 않다"고 표현한 것은 동맹국들에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NYT에 말했다.

◇ 블룸버그, 아시아 동맹의 美 방위 의지 불안 주목…북한은 추가 조치 관망

한미동맹을 넘어 아시아 전체의 미국 방위공약도 외신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군사 장비가 이란전쟁을 위해 아시아에서 중동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한·미 연합훈련 축소가 나왔다며 아시아 동맹국들이 미국의 지원 의지에 대해 새로운 불안을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올해 일본·호주·인도네시아와도 주요 군사훈련을 예정하고 있다. 일본은 미군기지 주둔 비용을 놓고 미국과 민감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미·북 대화 재개의 문턱도 2018년보다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6월 12일 김 위원장과의 싱가포르 정상회담 뒤 한·미 훈련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이후 두 정상은 세 차례 만났지만, 북한 핵 문제에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AP에 현재 북한이 2018년보다 미국과의 대화에 복귀할 필요성을 덜 느끼고 있다면서도 미국이 대북 적대 행위를 포기하려는 추가 행동을 보이는지 지켜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확인한 뒤 미국이 대북 적대 정책을 실제로 바꾸려는 추가 행동을 보이는지 지켜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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