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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추가 세수로 100조 기금···일부는 국채 갚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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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8. 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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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정부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초과분 등으로 100조원이 넘는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내년 크게 늘어날 것이 확실시되는 추가 세수를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해 신속한 전략 투자에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엄청난 규모의 재원을 국회의 감시와 심의를 받는 일반회계가 아니라 정부의 재량이 큰 별도의 기금으로 운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법에 규정된 국가재정운용 원칙에서 벗어난 변칙이자, 편법이기 때문이다.

세수 초과분을 기금으로 운용하면 기획예산처 장관이 기금운용심의위원장을 맡고 지출의 상당 부분을 국회 동의 없이 쓸 수 있다. 정부안대로라면 '미래대응'을 명목으로 이 기금을 '상시 추경'처럼 쓸 수 있다. 특히 기금지출계획에 적힌 중점 투자분야를 보면 더욱 그런 의구심이 깊어진다. 기획예산처가 제시한 기금 투자 분야는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대 분야다. 국가재정법에 기금은 '특별한' 목적을 가져야 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이들 투자 분야는 한시적, 특정 목적이라기보다 상시적이고 일반적 용도로 보인다. 예산처 장관은 '청년 사업'으로 문화예술패스 대상 및 분야 확대를 예시했다고 한다. 청년문화 활동 지원이 이렇게 따로 기금을 설립해야 할 만큼 급박하고 중대한 사안인지 의문이다. 청년 주거 지원도 전 세대를 아우르는 주택공급정책의 틀 안에서, 일반회계로 편성해 논의하는 게 맞다. 기금으로 청년 주택에 수십조원을 퍼붓는다면 무주택 기혼자들이 "역차별"이라며 반발할 것이다. 기금 목적과 용처가 불분명하니 '퍼주기'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악화일로인 국가 재정건전성을 개선할 호기를 놓치는 것도 문제다. 국가재정법은 당해 연도의 초과 세수는 우선적으로 국채 상환에 사용하도록 명시했다. 올해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세수 초과분 규모는 명확하지 않다. 그렇지만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조성될 미래대응기금 규모를 최소한 100조는 넘는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150조원을 넘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그런데도 예산처는 국채 상환 등을 통해 나랏빚 줄이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우리 재정이 주요국보다는 양호하다지만 국가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 등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국제금융시장에서 벌어지는 장기 국채금리 급등은 우리에게도 경고 신호다. 재정적자 폭 확대에 따른 국채 발행 확대, 이란전 수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5.3%를 넘어섰다. 한국 30년물 국채금리도 14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미래세대를 위한 재정건전성 확보도 '미래대응'의 중요한 축으로 봐야 한다. 100조원이든, 150조원이 되든 미래대응기금의 최소 20% 정도는 국가채무 상환에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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