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연구실에서 개발된 기술에 투자해 기업을 키우고, 그 수익을 다시 대학의 연구와 기술사업화에 돌려주는 ‘기술사업화 선순환’ 모델이 결실을 맺었다.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기술지주회사(대표이사 우상현, 이하 고려대기술지주)는 올해 상반기 35억 5,400만 원의 투자 처분이익을 거두며 누적 결손금을 전액 해소했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주요 주주에게 이익 배당을 추진한다.
과거 이공계 특성화대학인 포스텍(포항공대) 기술지주와 의과대학 기술 중심의 가톨릭대 기술지주가 배당을 실시한 사례는 있었으나, 인문·사회·이공계를 아우르는 국내 주요 대형 종합대학의 기술지주회사가 주주 배당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술지주회사’는 대학 교수나 학생들이 개발한 우수한 기술과 특허를 바탕으로 유망 창업 기업을 발굴해 투자·육성하는 전문 기관이다. 초기 자금과 전문가를 연결해 기업의 성장을 지원한 뒤, 보유 지분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이를 다시 새로운 연구와 창업에 재투자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번 성과는 상반기 5개 포트폴리오 기업의 지분을 적기에 매각하며 거둔 결과다. 특히 고려대 세종캠퍼스 전영호 교수가 창업한 알레르기 신약 개발기업 ‘에즈큐리스’의 지분을 매각해 약 19억 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대학 연구실의 기술이 창업으로 이어지고, 투자 회수 수익이 다시 대학의 연구와 교육, 기술사업화에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경영 지표에서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고려대기술지주는 2025년 결산 기준 매출액 45억 원, 영업이익 31억 원, 당기순이익 28억 원을 기록하며 전국 대학기술지주회사 가운데 최상위 수준의 실적을 거뒀다. 하반기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함께 100억 원 규모의 딥테크 펀드를 추가 결성해 연말까지 200억 원 이상의 신규 투자 재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대학 기술을 활용한 창업기업 발굴도 이어지고 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연속 TIPS에서 대학기술지주 가운데 가장 많은 기업을 선정시켰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4개 기업이 선정됐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술경영촉진 컴퍼니빌더 지원형(지원규모 47.5억원)’ 과 제에 선정돼 대학 우수기술의 사업화와 창업기업 육성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우상현 고려대기술지주 대표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딥테크 기술사업화와 초기 스타트업 투자를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