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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조 회장은 "재산 문제라면 재산만 논의하면 된다"며 "동생이 원하는 대로 절연하고 끊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각자의 길을 갔으면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더 이상의 불필요한 갈등을 이어가고 싶지 않다는 뜻이었습니다.
사실 먼저 '절연'을 원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사람은 조 전 부사장이었습니다. 그는 2024년 부친이 남긴 상속재산을 공익에 환원하겠다며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형제간 갈등을 끝내겠다"고 밝혔습니다. 자신이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 지분 정리와 공익재단 설립에도 형제들의 협조를 요청했고 조 회장 측도 재단 설립에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비상장 계열사 지분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고, 부친이 남긴 상속재산을 둘러싼 유류분 분쟁까지 이어지고 있죠. 조 회장이 이날 법정에서 "이건 또 싸우자는 것"이라며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말한 배경입니다.
형제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2014년입니다.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과 그룹 경영진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한 이후 형제 사이에는 고소·고발이 이어졌습니다. 현재 조 전 부사장은 강요미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당시 행위가 협박이 아니라 비리가 있다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경고였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이번 법정에서 조 회장은 동생을 상대로 한 고소·고발이 자신의 독단적인 결정이 아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부친인 조 명예회장이 "이 방법 외에는 현문이를 뉘우치게 할 수 없다"며 고소를 택했고 임종 직전까지도 취하하지 말라는 뜻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조 회장은 이 밖에도 실물주식 처분과 효성 퇴사 과정 등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12년간 형제 사이에 쌓인 불신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그래서 이제 조 전 부사장에게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가 말했던 '절연'의 의미가 무엇이었는지를요.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누구도 막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효성으로부터 100% 자유로워지고 싶다"며 갈등 종식을 선언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지분과 상속을 둘러싼 분쟁이 계속된다면 그가 말한 '절연'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12년 사이,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조 명예회장은 세상을 떠났고 효성그룹은 조현준 회장의 효성과 조현상 부회장의 HS효성으로 나뉘어 독립경영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조 전 부사장도 오래전 경영 일선에서 떠났습니다.
그럼에도 형제는 다시 법정에서 만났습니다. 12년이라는 시간은 충분히 길었습니다. 선친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고소와 소송으로 서로를 다시 불러내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일인지 돌아볼 때입니다. 조 전 부사장이 원했던 것이 정말 효성과 가족으로부터의 '절연'이라면 이제는 그 말을 행동으로 완성할 차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