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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갈라 선 효성, 절연하지 못한 형제… 참담한 12년 분쟁 끝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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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승인 : 2026. 08. 2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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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강요미수 혐의' 18차 공판에 증인 출석하고 있다./박성일 기자
김영진
김영진 산업1부 기자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 법정에서 조현준 효성 회장과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마주했습니다. 2014년 이른바 '형제의 난' 이후 12년 만의 법정 대면이었습니다. 형은 증인석에, 동생은 피고인석에 섰습니다. 아버지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끝나지 않은 형제의 갈등이 다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이날 조 회장은 "재산 문제라면 재산만 논의하면 된다"며 "동생이 원하는 대로 절연하고 끊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각자의 길을 갔으면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더 이상의 불필요한 갈등을 이어가고 싶지 않다는 뜻이었습니다.

사실 먼저 '절연'을 원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사람은 조 전 부사장이었습니다. 그는 2024년 부친이 남긴 상속재산을 공익에 환원하겠다며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형제간 갈등을 끝내겠다"고 밝혔습니다. 자신이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 지분 정리와 공익재단 설립에도 형제들의 협조를 요청했고 조 회장 측도 재단 설립에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비상장 계열사 지분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고, 부친이 남긴 상속재산을 둘러싼 유류분 분쟁까지 이어지고 있죠. 조 회장이 이날 법정에서 "이건 또 싸우자는 것"이라며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말한 배경입니다.

형제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2014년입니다.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과 그룹 경영진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한 이후 형제 사이에는 고소·고발이 이어졌습니다. 현재 조 전 부사장은 강요미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당시 행위가 협박이 아니라 비리가 있다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경고였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이번 법정에서 조 회장은 동생을 상대로 한 고소·고발이 자신의 독단적인 결정이 아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부친인 조 명예회장이 "이 방법 외에는 현문이를 뉘우치게 할 수 없다"며 고소를 택했고 임종 직전까지도 취하하지 말라는 뜻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조 회장은 이 밖에도 실물주식 처분과 효성 퇴사 과정 등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12년간 형제 사이에 쌓인 불신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그래서 이제 조 전 부사장에게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가 말했던 '절연'의 의미가 무엇이었는지를요.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누구도 막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효성으로부터 100% 자유로워지고 싶다"며 갈등 종식을 선언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지분과 상속을 둘러싼 분쟁이 계속된다면 그가 말한 '절연'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12년 사이,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조 명예회장은 세상을 떠났고 효성그룹은 조현준 회장의 효성과 조현상 부회장의 HS효성으로 나뉘어 독립경영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조 전 부사장도 오래전 경영 일선에서 떠났습니다.

그럼에도 형제는 다시 법정에서 만났습니다. 12년이라는 시간은 충분히 길었습니다. 선친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고소와 소송으로 서로를 다시 불러내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일인지 돌아볼 때입니다. 조 전 부사장이 원했던 것이 정말 효성과 가족으로부터의 '절연'이라면 이제는 그 말을 행동으로 완성할 차례입니다.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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