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범 54명 중 사면 대상은 10명뿐
'왕실모독죄' 기소자 290명 넘어…"진정한 화해 한계"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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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방콕포스트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평화사회촉진법'으로 명명된 이번 사면법은 2005년 1월 1일부터 2025년 7월 15일까지 일어난 정치 집회·시위 및 표현 행위 관련 범죄를 포괄한다. 단순 형집행 정지와 석방뿐만 아니라 수사·기소 종결, 계류 중인 재판 기각, 전과 기록 말소까지 소급 적용된다. 태국 의회는 이번 조치로 약 6000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7월 의회를 통과한 해당 법률안은 지난 23일 왕실 관보에 게재돼, 그 다음날부터 효력을 얻었다. 총리가 위원장을 맡는 9인 심사위원회가 대상자를 선별하며, 30일 이내에 첫 회의를 소집해야 하지만 최종 심사 완료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문제는 적용 예외 조항이다. 부패 범죄, 사망·중상해를 초래한 폭력 행위는 사면 대상에서 원천 배제됐는데, 이런 범죄들과 함께 왕실모독죄도 적용 예외 대상에 포함됐다.
현지 인권단체인 '인권을 위한 태국 변호사들(TLHR)'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정치 사건으로 수감 중인 최소 54명 가운데 대다수가 왕실모독죄 혐의로 복역 중이어서, 실제 석방 혜택을 받는 수감자는 10명 안팎에 불과할 것으로 파악됐다.
태국 형법 112조는 국왕과 왕실 구성원을 모독·비방할 경우 최장 징역 15년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왕족이나 사법 당국뿐만 아니라 제3자 누구나 고발할 수 있어 군부와 보수 왕당파가 반체제 인사와 정적을 탄압하는 도구로 악용해 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TLHR은 2020년 이후 이 조항으로 기소된 인원만 29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태국의 정치 갈등은 2006년 군사 쿠데타로 축출된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둘러싸고 농촌·서민 중심의 '레드셔츠'와 도시 엘리트·왕당파·군부 중심의 '옐로셔츠' 간 유혈 대립으로 심화했다. 이번 법안은 2008년 공항 점거, 2010년 방콕 도심 유혈 사태 등 양 진영의 과거사 봉합을 명분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2020년부터 왕실모독죄 개혁과 군주제 제한을 요구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온 청년·학생 민주화 운동가들은 구제 대상에서 완전히 배제됐다. 인권단체와 야권에서는 "기득권 엘리트와 과거 정치 세력 간 야합에 불과한 반쪽짜리 사면"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