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공급 불안에 대체 수급선 모색…가격·장거리 운송비는 변수
|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은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이번 협정 이전부터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중동산 대체 수급선 가운데 하나로 검토해왔다. 대한석유협회는 로이터에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 4사가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갖춘 원유를 찾는 과정으로 캐나다와 호주산 원유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장 먼저 실제 도입에 나선 곳은 GS칼텍스다. 지난 6월 베네수엘라산 원유 11만배럴을 수입해 자사 설비 적합성과 제품 수율 등을 평가했다. 대한석유협회가 에 따르면 한국의 직전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은 2001년 150만배럴이었다. 올해 GS칼텍스가 들여온 물량은 원유 기준 약 25년 만의 수입이다.
정부도 중남미를 대체 수급선으로 검토하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 5월 SK에너지와 에쓰오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들과 실무간담회를 열고 중남미·카리브 지역을 통한 원유 공급망 다변화 방안을 논의했다. 중남미·카리브 지역은 전 세계 원유 매장량의 약 19%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은 지난해 멕시코와 브라질, 에콰도르, 가이아나 등에서 원유를 수입했다.
국내 정유사들이 베네수엘라산 도입 가능성을 살펴보는 가운데 현지에서는 대규모 유전 개발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8일 민간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베네수엘라의 확정 석유매장량 650억배럴 이상에 대한 과반 지배권을 확보하는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베네수엘라 전체 확인매장량의 약 5분의 1에 해당한다. 미국 기업에 현지 유전을 장기간 개발할 기회를 제공하고 생산된 원유를 미국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협정이 실제 대규모 투자와 생산 확대로 이어지기까지는 변수가 남아 있다. 미국이 어떤 방식으로 매장량에 대한 과반 지배권을 행사하는지와 참여 기업, 구체적인 계약 구조는 공개되지 않았다.
또한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국내 정유사의 대체 수급선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도 확보돼야 한다. 베네수엘라에서 한국까지 장거리 운송비가 발생하는 데다 대표 유종인 메레이와 보스칸은 중질, 고유황 원유다. 업계 관계자는 "베네수엘라산 원유는 중동의 중질, 고유황 원유보다 배럴당 최소 5~10달러 저렴해야 정제와 물류비용을 감안한 경제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