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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소기업들의 대응은 엇갈렸다. 사람을 더 뽑고 업무 방식을 바꾼 곳이 있는가 하면, 추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영업시간을 줄인 곳도 있었다. 근로시간을 줄인 기업 10곳 중 7곳이 비용 증가를 어려움으로 꼽았다. 추가 채용도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거나 성장 여력이 있는 기업에 집중됐다. 결국 근로시간은 법으로 줄일 수 있었지만 그 시간을 대신할 사람과 돈까지 법으로 만들어낼 수는 없었던 셈이다.
24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중소기업 현장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나온다. 한 중소 제조업체 대표는 주 4.5일제 얘기를 꺼내자 "금요일 오후에 공장을 세우면 납기는 누가 맞춥니까"고 되물었다.
실제로 도금·주물·단조·용접 업체들은 거래처 주문에 맞춰 공장을 돌린다. 오늘 발주받아 내일까지 납품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금요일 오후라고 해서 납기가 미뤄지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주 4.5일제 확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도 '워라밸+4.5 프로젝트' 예산은 올해 276억원에서 568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어난다. 20인 이상 우선지원대상기업이 노사 합의로 임금 감소 없이 근로시간을 줄이면 근로자 1명당 월 20만~60만원을 지원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지난 7월 말까지 293개사가 참여했다.
문제는 공장이 사무실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제조업체는 사람이 기계를 돌리는 시간이 곧 생산량으로 이어진다. 반나절을 덜 일하면서 같은 물량을 만들려면 사람을 더 뽑거나 설비를 자동화해야 한다.
지금도 중소 제조업체들은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는다. 어렵게 직원을 더 뽑아도 늘어난 인건비를 납품가격에 얹기는 어렵다. 한 표면처리업체 대표는 "단가를 제대로 받을 수 있다면 사람을 더 뽑아 4일제도 해볼 수 있다"며 "을이 납품가격을 마음대로 정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했다.
납기를 못 맞추면 주문이 해외 업체로 넘어갈 수도 있다. 주말까지 공장을 돌려 납기를 맞추는 업체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근로시간부터 줄이라는 요구가 현장에서 쉽게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이유다.
비제조업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유연근무제를 시행 중인 한 엔지니어링업체 대표는 하루 단위로 처리하는 일이 많아 반나절을 줄이는 것이 사실상 하루를 빼는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이 때문에 정책 참여 속도도 아직 더디다. 지난 7월 말까지 주 4.5일제에 참여한 기업은 293곳에 그쳤다. 그나마 IT 등 사무직 비중이 높거나 자동화·추가 채용 여력이 있는 기업이 상대적으로 참여하기 쉽다는 게 현장의 얘기다.
중소기업인들의 더 큰 우려는 지금의 '지원'이 언젠가 '의무'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점이다. 과거 주 5일제가 단계적으로 확대됐던 기억 때문이다.
여력이 되는 기업이 먼저 근로시간을 줄이는 데 반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만 생산현장에까지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게 중소기업계의 주장이다.
정부가 지원금을 늘린다고 납기가 늦춰지거나 부족한 인력이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납품단가 협상력이 갑자기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근로시간을 줄이기에 앞서 왜 중소기업들이 지금도 오래 일할 수밖에 없는지부터 들여다봐야 한다.
중소기업이 원하는 것은 오래 일하게 해달라는 게 아니다. 납기와 인력난, 납품단가 같은 구조적 문제부터 풀어달라는 것이다. 이를 그대로 둔 채 근로시간만 줄이는 것은 결코 해법이 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