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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지창욱·나나의 ‘스캔들’…23년 만에 더 깊어진 욕망과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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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6. 09. 0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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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 24년 만의 사극 복귀…지창욱·나나와 새 호흡
세 인물 관계 새롭게 확장, 판소리·한복 등 한국적 미감 더해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 제작발표회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 제작발표회/연합뉴스
"세 인물의 캐릭터와 관계를 처음부터 다시 쓰기 시작했습니다."

프랑스 고전 '위험한 관계'가 2026년의 시선으로 다시 조선을 찾았다.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은 위험한 사랑 내기라는 큰 틀 위에 조씨부인과 조원, 희연의 욕망과 선택을 새롭게 쌓았다. 특히 기존 이야기에는 없었던 조씨부인과 희연의 관계를 확장하고 판소리와 한복 등 한국적인 요소도 더했다.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스캔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정지우 감독과 배우 손예진·지창욱·나나가 참석했다.

'스캔들'은 조선시대 여성으로 살아가기에는 뛰어난 재능을 지닌 조씨부인(손예진)과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지창욱)이 벌이는 위험한 사랑 내기, 여기에 청상 희연(나나)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피에르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소설 '위험한 관계'를 조선시대로 옮겼다.

정 감독이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인물과 관계를 새롭게 만드는 일이었다. 그는 "조선 후기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정교하고 세련된 사회였던 것 같다"며 "그 시대를 멋지게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씨부인과 희연의 관계는 이전 이야기에는 없었던 부분이다. 그 관계를 두툼하고 생생하게 만든 것이 큰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그 중심에는 조씨부인 조윤이 있다. 글과 그림에 뛰어난 재능을 지녔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뜻을 펼치기 어려웠고, 현실과 타협해 사대부가의 부인으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손예진은 24년 만의 사극 복귀작으로 '스캔들'을 택했다.

손예진은 "조씨부인의 정숙한 표정과 대사, 실제 속마음이 모두 달랐다"며 "한땀 한땀 장인정신으로 완성해야 하는 캐릭터였다"고 말했다. 이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진짜 마음이 무엇인지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하며 하나씩 풀어나갔다"고 했다.

다정한 '스캔들' 배우들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에 출연하는 나나(왼쪽부터)·손예진·지창욱/연합뉴스
2003년 영화와 달리 시리즈에서는 조씨부인의 서사도 한층 넓어졌다. 손예진은 "내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조원과의 심리전, 희연을 바라보는 감정까지 훨씬 촘촘하게 쌓인다"고 설명했다.

지창욱이 맡은 조원도 '조선 최고의 연애꾼'이라는 수식어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명망 높은 가문 출신이지만 쾌락과 재미를 좇으며 살아가는 인물이다. 지창욱은 "촬영을 다 마치고 나니 과연 이 친구가 최고의 연애꾼이 맞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저에게는 혼돈 그 자체였을 만큼 복합적인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작품의 조원을 따라가기보다 상대 배우들과의 관계 속에서 캐릭터를 찾았다. "감독님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만의 조원을 만들려고 했다"며 "시리즈인 만큼 조원이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변해가는지가 더 많이 담겼다"고 전했다.

나나가 연기하는 희연은 두 사람의 내기에 휘말리면서 가장 큰 변화를 겪는다. 혼례를 올리기도 전에 남편을 잃고 시대가 정한 삶을 따르던 인물이지만 조원을 만나면서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싶은 욕망을 품게 된다.이에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에서 희연을 이해할 실마리를 찾았다. 그는 "유년 시절에는 소극적이고 내성적이었고 세상과 사람을 경계했다"며 "그때의 제 모습을 되새기면서 희연의 감정을 이해하려 했다"고 말했다.

세 사람의 욕망을 보여주는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편지를 통해 속마음을 드러내는 서신과 보이스오버에 판소리까지 더했다. 정 감독은 "판소리 한마당처럼 판소리로 시작해 판소리로 마무리하는 구조를 만들었다"며 "판소리가 얼마나 아름답고 흥미로운지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의상도 인물의 감정을 보여주는 장치다. 조씨부인은 욕망이 커질수록 한복의 색이 짙어지고, 희연은 절제된 색으로 성격을 드러낸다. 손예진은 "한복을 입고 헤어까지 완성하면 나도 모르게 조씨부인이 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결국 '스캔들'이 새롭게 꺼낸 것은 위험한 사랑 내기 자체보다 그 안에 놓인 세 사람의 욕망과 선택이다. 정 감독은 "이번 작품의 시작점은 원작 소설이었다"며 "세 인물의 캐릭터와 관계를 다시 썼기 때문에 작품을 보면 많은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캔들'은 오는 18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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