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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대도약委, 또 보여주기식 협의체 안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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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9. 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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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식 국회의장(왼쪽)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9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경제대도약위원회 출범식에 공동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해 있다. /공동취재
국회와 경제계가 9일 경제대도약을 위한 상설 협력체인 국회 경제대도약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국회의 입법과 제도 개선으로 연결하겠다는 취지다. 시의적절하다. 그러나 또 하나의 민관 협의체가 만들어졌다는 사실만으로 경제가 도약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기업 애로를 듣는 데 있지 않고, 국회가 실제로 법과 제도를 바꾸느냐에 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국제정세는 예측할 수 없지만 국내에 있는 변수만큼은 줄여달라"고 한 주문은 이 위원회가 해야 할 일이다. 기업은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면서도 국내에서의 규제와 변경, 예측하기 어려운 입법에 대응해야 한다. 기술과 산업의 변화 속도는 빨라지는데 법과 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투자와 혁신의 적절한 시기를 놓칠 수 있다. 경제계가 요구하는 것도 특혜가 아니라 예측 가능성이다.

국회는 그런 요구에 얼마나 책임 있게 답하고 있나. 산업 현장을 찾아가고 기업인을 만나 사진을 찍는 것과 기업 하기 좋은 제도를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재계 인사들과 함께하는 자리를 자주 마련하고 경제 활력을 강조하는 것은 분위기를 성숙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정책적 성과로 이어지지 않거나, 보여주기식 사진 찍기 같은 정치적 메시지에 치우친다면 경제 정책의 신뢰를 높이기 어렵다. 기업과 시장은 대통령과의 만남보다 규제가 언제 어떻게 적용되는지, 투자를 가로막는 제도가 없어지는지, 세법과 세율은 어떻게 변하는지를 본다.

입법 과정에서 현장 요구를 듣는 시늉만 하고, 국회로 불러 보고받는 것이 정책을 대신하지 못한다. 경제대도약은 회의와 보고서가 아니라 투자와 생산, 고용으로 이뤄질 것이다. 필요한 법안을 제때 만들고, 낡은 규제를 고치며,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책임 있게 조정하는 것이 국회 역할이다. 판단을 미루면서 시장 반응만 살피는 것은 신중함이 아니라 무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제대도약위원회는 대한상의가 제시한 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미래성장동력 확충, 경제안보 대응, 금융시장 제도 개선 등의 과제를 단순 제언집으로 남겨서는 안 된다. 무엇을 입법할지, 어떤 규제를 없앨지, 언제까지 제도를 고칠지 그 구체적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기업 민원의 청취 통로가 아니라 성장전략을 만들고 이행을 원활하게 해주는 협력체가 돼야 한다.

경제대도약은 정부와 국회의 의지만으로 되는 것도, 기업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다. 기업이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 출발점일 것이다. 사진찍기나 구호보다 입법과 제도 개선이 먼저다. 경제대도약위원회의 성패 역시 회의 횟수나 엄지척사진이 아니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법과 제도 개선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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