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회 보고…이달 말 첫 자금 가능성
'45영업일' 해석 엇갈려 안전장치 논란
원전 8기까지 협상…政, 관련 발표 미루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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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막판 협상을 진행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3일 귀국길에 오르면서 사업비 증액과 조기 자금 집행, 투자 손실을 줄이기 위한 안전장치를 얼마나 지켜냈는지가 협상 성패를 가를 핵심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산업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뉴욕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등 미국 측 관계자들과 3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 패키지의 세부 조건을 조율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협상의 첫 번째 쟁점은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 사업의 투자 규모다.
엔시날 사업은 당초 약 198억~200억달러 규모로 논의됐지만 미국 측이 250억달러 수준까지 사업비 확대를 요구하면서 협상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양측이 220억~223억달러 안팎에서 절충점을 찾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가 미국 측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첫 프로젝트부터 당초 예상보다 20억달러 이상 투자 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다.
후속 사업으로는 미국 내 대형 원전 건설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미국 측은 한국형 원전 2기를 포함해 최대 8기의 대형 원전을 짓는 사업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 한 기당 사업비를 약 150억달러로 잡으면 전체 사업 규모만 1200억달러에 달한다. 엔시날과 원전 사업을 단순 합산하면 약 1420억달러로, 2000억달러 규모 전략투자 재원의 70%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다만 산업통상부는 엔시날과 원전 사업이 최종 확정됐다는 관측에는 선을 긋고 있다. 대미투자와 관련해 구체적인 투자처와 발표 시점, 첫 투자금 송금 규모 및 시기는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더 민감한 문제는 첫 투자금을 언제 미국에 보내느냐다. 정부는 오는 17일 국회에 대미투자 프로젝트 및 협상 경과를 비공개로 보고할 예정이다. 이후 투자계획을 공개하고 이르면 오는 29~30일께 22억달러, 우리 돈 약 3조원에 추가 금액을 더한 첫 투자금을 미국에 보내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체결한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의 '45영업일' 조항을 둘러싼 논란도 불거졌다. 공개된 MOU에는 미국 대통령이 투자 사업을 선정해 한국에 통보한 이후 '최소 45영업일이 경과한 날짜'에 투자금을 납입하도록 적혀 있다. 문언대로라면 한국 정부가 투자사업의 사업성과 위험성을 검토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실제 협상 과정에서 한미 양측이 이 조항을 '45영업일 이내 납입'으로 이해했다는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본의 대미투자 MOU 문안을 준용하는 과정에서 문서와 협상 당사자들의 해석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미국이 첫 투자금의 9월 내 집행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로서는 투자 속도와 사업성 검증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투자 손실을 분산하기 위해 여러 프로젝트의 손익을 하나의 특수목적법인(SPV)에서 관리하는 이른바 '리스크 풀링' 방식도 막판 쟁점이다. 미국 측이 사업별로 손익을 따로 정산하는 방안을 요구하면서 한국 측의 투자금 회수와 손실 부담이 당초 구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미국은 엔시날과 원전뿐 아니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까지 투자 대상에 포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세 사업을 모두 미국 측 요구 수준으로 반영하면 전략투자 가용 재원인 2000억달러를 압박할 가능성이 있어 정부는 사업을 압축하거나 투자 규모를 조정하는 방안을 놓고 막판 협상을 진행해왔다.
이에 따라 김 장관의 이번 미국 방문 성과는 단순히 1호 사업을 확정했는지가 아니라 미국 측의 투자 확대·조기 집행 요구 속에서 한국의 투자 위험을 얼마나 줄였는지에 따라 평가가 갈릴 전망이다.
정부는 오는 17일 국회 보고를 거쳐 구체적인 투자 대상과 조건을 공개할 예정이다. 당초 18일께 후속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세부 조건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